[비즈한국] 올해 시중은행들이 최대 실적에 힘입어 연례행사가 되어 온 연말 인력 감축 현상이 미풍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NH농협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017년 연말을 기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012년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되면서 출범한 농협은행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농협은행은 2016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정리(빅배스)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1111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2017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만 5160억 원에 달해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가 연간 6200억 원 규모(추정)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11월 말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전원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농협은행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총 534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이들은 2017년 연말을 기해 직장을 떠났다. 농협은행은 희망퇴직자 중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26개월어치 임금을, 그 외 희망퇴직자에게 20~36개월어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해마다 200명~4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 2013년 325명, 2014년 279명, 2015년 344명, 2016년 410명이 이렇게 나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은행은 외환위기 이후부터 매해 꾸준히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은 노사 합의에 따라 시행한다”며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56세부터 정년까지 삭감된 임금을 받고 생활하는 것과 희망퇴직에 응해 목돈을 챙기는 것이 금액 차이가 크지 않아 희망퇴직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인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희망퇴직 실시를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2017년 7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9월에 800명 안팎이 퇴사했다. 국민은행은 2016년 12월 10년 이상 근무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795명이 은행을 떠났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12월 27일 2020년까지 임금피크제 전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곧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확산과 점포 통폐합에 따라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며 “다만 이전 정부에 비해 친노동적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구조조정 추진 동력이 줄어들어 시중은행들의 희망퇴직 실시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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