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예나 지금이나 통용되는 말이 하나 있다. ‘자식 농사가 힘들다’는 말이다. 공자만 봐도 그렇다. 그는 제자인 안회와 자로는 훌륭한 인재로 키웠지만, 자식만큼은 그에 버금가게 가르쳤다는 얘기가 없다.
자식의 일탈된 행동 때문에 부모가 곤경에 처하곤 한다. 수많은 정치인과 대기업 총수들이 2~3세의 잘못으로 곤욕을 치렀다. 대표적인 예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그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는 지난 1월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해 재판을 받았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9월 또다시 변호사를 폭행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김동선 씨 외에도 김승연 회장 일가의 잘못된 행동으로 한화그룹은 세간의 눈총을 자주 샀다. 어쩌면 김 회장 일가의 잘못은 우리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자식 농사가 얼마나 어렵고, 그런 자녀라 해도 어쩔 수 없이 감싸야 하는 부모의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깨우치게 만들었다.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자의 주먹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주간조선’에 소개된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아래 소개한다.
“1940년 11월 김종희가 도상(경기상고) 4학년이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진 종로구 효자동 길을 내려오고 있을 때였다. 오늘의 경복고 옆 골목에서 학생 한 패거리가 일대 활극을 벌이고 있었다. 패싸움을 하는 그들은 도상 4학년 럭비부 일본인 학생 4명과 조선인 학생 3명이었다. 열세에 몰려 두드려 맞고 있는 조선인 학생들을 보는 순간 울분이 치밀어 오른 김종희는 앞뒤 생각 없이 조선인 학생들과 함께 일본인 학생들을 닥치는 대로 걷어차고 들이받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이윽고 순사들이 달려와서 학생 8명이 파출소로 연행됐다가 그날 밤 학교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밤늦게야 귀가할 수 있었다. 다음 날 교장실 분위기는 아침 일찍부터 침통했다. 어젯밤 패싸움을 벌인 학생 8명에 대한 징계 문제가 논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종희의 이번 행동은 오랫동안 억압받아 오던 조선인 학생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과도 같았다.”
한때는 이런 행동이 사내다운 의리로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 할아버지에서 손자로 성격이 이어진 듯 보인다. 김동선 씨가 종업원과 변호사에게 날린 주먹은 할아버지의 주먹과 쓰임이 달랐지만 말이다.
본격적으로 김승연 회장과 김동선 씨가 살고 있는 가회동 주택의 풍수지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김승연 회장 일가의 자택은 현대식 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가회동에 자리하고 있다. 한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가회동과는 조금 떨어진 곳이다.
감사원에서 정독도서관, 윤보선 자택, 종로경찰서로 이어지는 가회동 일대는 한양정도(漢陽定都) 도시를 설계한 정도전이 경복궁의 왕권을 견제하기 위해 사대부들의 양택지로 선택한 도성 내 최고의 명당으로 알려진 자리다. 풍수지리학에도 정통했던 정도전은 조선을 세울 때 군신(君臣)의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재상과 관료가 국정을 책임지는 왕도 정치(재상 정치)의 실현을 도모하다 이방원과의 권력싸움에 밀려 사망했다.
조선 개국 시 한양을 중심으로 한 사신사의 개념으로 볼 때 현무인 북악산, 주작인 남산과 관악산, 좌청룡인 낙산, 우백호인 인왕산의 정통적인 명당론을 앞세워 북악의 아래에 경복궁을 세워 왕이 머물게 했다. 하지만 정도전은 경복궁의 터가 흠결이 많은 곳임을 알고 있었다. 이는 여러 고서를 통해 기록된 사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조선시대 때 도성 내에서 최고의 명당은 가회동 일대(북촌)였다.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는 헌법재판소가 이 땅에 자리한 것도 그 기운과 무관하지 않다. 좋은 기운을 가진 북촌은 서울의 조산인 삼각산에서 내룡이 시작돼 평창동의 주산인 보현봉에서 크게 날개를 펼친다. 그리고 불광동과 돈암동을 아우르는 외청룡과 외백호를 만들어 1차로 도성을 감싸고, 이곳에서 중심출맥(重心出脈)한 지맥이 동서로 갈라진다.
동쪽의 지맥은 한양의 청룡인 낙산으로 이어져 동대문에 이르고, 서쪽의 지맥은 북악산을 일으켜 형식상 한양의 주산이 된다. 우백호인 인왕산과 이어져 안산(案山)인 남산을 만드니 풍수적으로 백호작국(白虎作局)의 형태를 완성했다.
경복궁 터보다 가회동 일대의 풍수가 더 완벽한 명당으로 평가되는 건 안산을 보면 알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남산이 무정하여 관악산의 살기를 피할 수 없는 반면, 가회동 일대는 안산인 남산이 유정해 완벽한 장풍의 국세를 형성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 일가의 자택이 이런 명당의 조건을 두루 갖춘 가회동에 있다. 좋은 기운의 중심이 되는 자리는 아니나,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의 와혈(窩穴·둥지모양의 우묵한 형태의 터) 명당이다. 풍수고전에는 금계포란형의 터가 자손이 번창하고 부귀겸전(富貴兼全)하는 자리로 소개돼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김승연 회장 일가가 사는 주택은 일반적인 주택에 비해 세로와 가로의 비율이 황금비율(1:1.6)을 벗어나 지나친 장방형(長方形)의 형태를 하고 있다. 또 건물의 좌향이 공망(空亡)의 범위를 범했다. 지나친 장방형이 기운을 약화시키고, 공망 범위에 속해 주인의 그릇된 판단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겠다.
풍수무전미(風水無全美)라는 말이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완벽한 명당은 없다는 말이다. 세상사 그만한 허점도 없으면 재미없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김승연 회장 일가가 사는 주택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완벽하지 않아 악운이 따르기도 하겠으나, 반드시 주택 때문에 김동선 씨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고는 할 수 없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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