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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현자타임] 스트레스 공화국에서 살아남기

나만의 해결책을 찾아 스트레스와 건강하게 동거하자

2017.12.20(Wed) 15:36:52

[비즈한국] 한국은 별명 공화국이다. ‘아파트 공화국’, ‘강남 공화국’, ‘서울 공화국’ 등 온갖 별명을 갖고 있다. 젊은 세대의 자조와 위트가 섞인 ‘헬조선’과 ‘지옥불반도’도 빼놓을 수 없다. 김동연 부총리는 청와대 전략회의에서 한국을 ‘안돼 공화국’이라 불렀다. 언론사도 빠지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한국과 공화국을 검색하면 ‘단톡방 공화국’과 ‘위암 공화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첫 화면에 나온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별명을 더하고 싶다. 바로 ‘스트레스 공화국’이다. 

 


우리는 스트레스와 함께 산다. 10대는 대학입시가 원인이고 20대는 취업이 문제다. 기껏 취업하니 직장상사가 괴롭힌다. 어떻게든 버텨서 중간관리자가 되면 위아래 동시에 치인다. 평생을 바친 회사에서 잘리면 재취업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4명 중 3명이 스트레스 극복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인지 2015년 정신건강 상태에서 ‘매우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35%로 OECD 평균의 절반에 그쳤다. 정부는 이제야 생애주기별 복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데 스트레스는 이미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함께한다.

 

평생 달고 사는데, 어찌할 바를 모른다. 기껏 찾은 활로가 술이다. 친구와 마시는 게 좋아서, 재미있어서 마셨는데 이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신다. 그렇게 마시다 보면 술이 나를 마신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검거된 폭력 사범 10명 중 3명이 ‘주폭’이라 불리는 주취 폭력 사범이다. 낮에 받은 스트레스를 밤에 술을 마시고 이성이 마비되어 푸는 격이다. 이런 상황이니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스트레스 해소방이 생겼다. 돈을 내는 만큼 방 안에서 물건을 부수고 소리칠 수 있다. 6개월 동안 5000명가량이 다녀갔다니 스트레스 공화국답다.

 

문제는 스트레스와 함께 사는 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평생 스트레스와 함께 살지만 정작 어떻게 다룰지 모른다. 저주받은 동거다. 풀지 못하니 쌓이고, 쌓이다 보니 병이 된다. 스트레스가 위험 수준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행운이다. 대부분 사람은 병이 터지고 나서야 깨닫는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참으라고 했다. “남들 다 힘든데 너만 그러느냐” “네가 약한 거다” “다 버티는데 왜 못 버티냐” “참는 수밖에 없다” 등의 막말을 참으로 태연히 꺼냈다. 참으라는 말을 피해도 답은 없다. 스트레스가 나쁘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지만 어떻게 해소할지 여전히 모르기 때문이다. 축구교실에선 잘 넘어지는 법을 가르친다. 잘못 넘어져 생기는 큰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축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넘어지니, 잘 넘어지라는 뜻이다. 

 

가장 좋은 치료제는 예방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예방이 불가하다. 정답은 한 가지다. 본인만의 해답을 찾는 것이다. 음악 듣기, 노래방 가기, 축구, 농구, 야구, 게임하기 등 남에게 피해 안 주고 내 위안이 된다면 그 무엇이든 좋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울고 싶으면 울자. 도움이 필요하면 친구와 가족에게 손을 내밀자. 더는 참지 말고, 왜곡된 폭력으로 분출하지 말고, 스트레스와 건강하게 동거하자. 스트레스가 우울함이 되기 전에, 우울함이 나를 잡아먹기 전에, 내 몸이 무너지기 전에 말이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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