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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네이버 'AI 동맹' 출사표, SK텔레콤·KT의 선택은?

LG U+ 셋톱박스에 20일부터 클로바 업데이트…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 강조

2017.12.18(Mon) 15:20:44

[비즈한국] LG유플러스가 뒤늦게 인공지능(AI) 분야 출사표를 던졌다. 네이버 역시 LG유플러스를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 클로바(CLOVA)의 본격적인 확대에 나섰다. 양사는 18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 클로바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접목한 스마트홈 공동 구축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클로바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되는 LG유플러스 AI 서비스의 정식 명칭은 ‘U+우리집AI’. 이날 행사에서는 U+TV VOD 검색, 네이버 검색, U+IOT 제어, 음성 쇼핑, 외국어 및 교육 콘텐츠 등 다섯 가지 주요 기능이 강조됐다. 이러한 기능들은 네이버의 대화 엔진과 풍부한 검색 결과, 번역 서비스 파파고 등과 연동되어 보다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제어되며,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와 네이버는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 U+ IPTV 및 홈IOT에 네이버가 만든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접목해 20일부터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U+우리집AI’는 크게 세 가지 기기를 통해 서비스된다. 네이버에서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 프렌즈+’와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U+우리집AI 스피커’, 그리고 기존 LG유플러스 UHD 셋톱박스다.

 

LG유플러스는 12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U+ 기가슬림 혹은 기가인터넷 가입자와, IOT 패키지 상품 5종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U+우리집AI 스피커 프렌즈+를 무료로 증정한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단품으로도 판매된다. U+우리집AI 스피커 프렌즈+는 12만 9000원, 자체 개발한 AI스피커는 14만 9000원이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솔직히 AI는 네이버가 한 수 위”

 

양사는 올해 초부터 LG유플러스가 서비스하는 IPTV 및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서비스 클로바를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관련기사 네이버의 AI 스피커 ‘웨이브’ LG유플러스 통해 출시 유력). 네이버와의 협력은 SK텔레콤과 KT가 선점한 AI 스피커 시장에서 뒤늦게 뛰어든 LG유플러스가 꺼내들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카드라는 평가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사실 올 1월만 해도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공지능 핵심 기술을 보유한 LG전자와 협업하면 가능하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챗봇 등 B2B 분야는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며 자체 기술 개발의 여지를 남겼다. 사진=박정훈 기자

 

그러나 내부 검토 결과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결코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미 자체 플랫폼으로 출시한 경쟁사들의 인공지능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점도 네이버와 손을 잡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권 부회장은 “AI 스피커는 늘 괴로운 존재였다. 경쟁사들이 이미 1년 반 전과 올해 초에 출시했는데, 우리만 늦어지다 보니 차별화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네이버라는 좋은 짝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권 부회장은 이러한 전략 수정의 배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B2C는 네이버와 실력차가 크기 때문에 협업하고, 챗봇 등 B2B 분야는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며 자체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 네이버, 300만 사용자 데이터 확보 ‘교두보’

 

네이버 입장에서도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별로 손해 볼 것이 없다. 사용자들이 사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여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됐기 때문이다. 물론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 ‘웨이브’, ‘프렌즈’가 있지만, 아무래도 판매만으로는 확대가 더딜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이러한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유플러스 가입자 수는 약 293만 가구로 집계된다. 기존 UHD 셋톱박스에 업데이트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300만 가구가 클로바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는 LG유플러스와의 협력으로 머신러닝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IOT도 네이버가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게 된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홈 인공지능 분야에서 IOT 연동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온라인에서 패권을 쥐고 있는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사업 경험이 적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IOT 사업에 뛰어들며 플러그, 멀티탭, 블라인드 등을 통해 1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 10월 네이버, LG유플러스, 대우건설 3사가 스마트홈 구축 협약을 맺은 것도 LG유플러스 주도하에 성사됐다. LG유플러스는 대우건설 외에도 이미 46개 건설사와 신축아파트, 오피스텔에 홈IOT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오늘은 인공지능, 4차산업혁명 등 그동안 단어로만 존재하던 것들을 실물과 서비스로 보여주는 의미 깊은 날”이라며 “그동안 IOT와 오프라인 관련 시나리오가 부족했는데 LG유플러스와 함께해서 좋은 시나리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 ‘부익부 빈익빈’ 합종연횡 가속화할까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AI 사업을 한마디로 ‘부익부 빈익빈’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AI 사업의 속성이 플랫폼에 있고, 결국 힘이 있는 플랫폼에 파트너가 몰리는 속성을 정확히 간파한 발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의 협력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가 네이버와 공동으로 AI 시장에 참전함에 따라 SK텔레콤과 KT도 속내가 복잡해졌다. 앞서 출시된 누구와 기가지니가 각각 30만 명, 4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낮은 음성 인식률, 여전히 제한적인 기능 등 혹평이 나오면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박정훈 기자

 

현재 우리말로 개발되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네이버 ‘클로바’ 이외에도 스마트폰 기반의 삼성전자 ‘빅스비’,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 카카오 ‘카카오i’, 무려 5종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아마존, 구글, 애플이 경쟁하는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뚜렷한 대세가 없는 상황.

 

지금은 이들 인공지능 서비스가 음성 기반의 콘텐츠 검색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5G가 대중화되고 IOT 및 스마트홈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얼마나 많은 사용자 및 파트너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대세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권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유연하게 대처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언제든지 좋은 파트너와 협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준비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작전을 잘 짜고 있다”고 강조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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