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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 취임 후 만든 KT 업무지원단 '감시' 논란

개인 민감정보 문건·허용 목적 외 CCTV 수사…KT "개인 일탈·합법적 설치"

2017.12.18(Mon) 06:00:59

[비즈한국] 정권 교체 후 중도하차설이 끊이지 않는 황창규 KT 회장이 특정 사내 조직에 대한 감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014년 황 회장 취임과 함께 생겨난 업무지원단(CFT)과 관련한 이야기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황창규 KT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하면서 그해 8304명에 달하는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명예퇴직을 거부한 290여 명에 대해 KT는 2014년 5월 전국 5개 본부, 41개 지역팀으로 구성된 업무지원단(CFT)을 신설해 배치했다. 업무지원단에는 12월 현재 22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지난 10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황창규 KT 회장이 증인석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KT민주화연대와 KT CFT 철폐위원회는 업무지원단 조직에 대한 KT 사측의 감시와 통제가 조직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주장한다. 직원의 노동조합 가입 여부 등 개인 민감정보를 담은 문건과 폐쇄회로TV(CCTV)의 목적 외 설치와 관련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는 지난 9월 KT의 경기도 CFT A 팀 관리자가 직원들의 개인 민감정보를 포함한 문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분당경찰서와 KT민주화연대에 따르면 이 씨가 작성한 ‘A 팀 성향분석’이란 문건에서 개별 직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노동조합 가입 여부, 노조에서 직책, 성향 등이 기재돼 있다. 이 사건 담당인 분당경찰서는 11월 초 이 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개인정보보호법 23조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사상,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등에 관한 정보 등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 있는 개인 민감정보를 처리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이 법 71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문서를 발견한 A 팀 직원과 경찰 조사 등에서 이 씨는 “메모 습관이 있고 업무 효율성을 위해 기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작성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직원 개인의 일탈행위였다”고 해명했다.

 

KT민주화연대 관계자는 “KT의 해명대로라면 개인 직원이 할 일이 없어 그런 내용까지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는 얘기”라며 “문건이 발견된 A 팀외에도 다른 팀 관리자도 작성했을 것으로 본다. 이런 문건을 작성하고 지시한 윗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수사당국은 지금이라도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 7월 KT CFT 사무실 주변에 설치된 CCTV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무리해 최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분당경찰서는 오는 19일부터 관련자를 불러 설치된 업무지원단에 설치된 CCTV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허용된 화재·도난 예방 목적이 아닌 용도에 사용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목적과 다른 용도 사용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T CFT 사무실 CCTV 모니터. 사진=KT CFT 철폐위원회 제공


앞서 KT 민주화연대 관계자는 “전국 41개 CFT 사무실 모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심지어 충청도 지역 CFT 등 일부는 사무실 내부에 CCTV가 설치될 정도였다. KT 다른 조직들에는 CFT와 같은 설치 방식은 없다”며 “인터넷진흥원이 현장조사를 하자 사측은 한 달 전쯤 CCTV를 폐쇄하거나 다른 장소에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CCTV를 설치하고 있다. 업무지원단(CFT)에만 CCTV 목적 외 설치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KT는 CFT 소속 직원들에 대해 아파트나 주택가에 민원 등이 들어오면 통신신호가 제대로 잡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업무도 담당하게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측이  애플리케이션(앱)을 개인 스마트폰에 설치할 것을 강요했는데 이 앱이 사생활 침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KT는 2015년 일반 기사와 달리 별도 단말기를 지급하지 않아 업무지원단 직원들은 결국 개인 전화기를 사용해야 했다.

 

KT CFT 철폐위원회 관계자는 “무선측정을 할 때 앱을 설치해야 했다. 고객을 방문하면 위치, 전화번호 등 동의해야하는 개인 정보사항이 12개나 깔려나왔고 고객이 동의해야 앱이 깔렸다”며 “한 여직원이 업무를 거부했다가 1개월 정직을 당했고 결국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KT 사측이 개인정보 침해우려와 직원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했다고 결론지었다”고 강조했다. 

 

KT 민주화연대와 KT CFT 철폐위원회는 “CFT 조직 신설과 큰 틀의 운영방향은 황창규 회장이 정했다. 황창규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직원 감시혐의가 드러날 경우 검찰은 즉각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 관계자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어느 조직이든 신설되거나 없어질 수 있다. 업무지원단(CFT)은 그룹 업무 효율성을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고 해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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