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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직구에서 신종마약 '해피벌룬'까지 버젓이 판매중

관세청·식약처 전수조사 불가능한 틈새…쿠팡 "사후 모니터링 강화할 것"

2017.12.15(Fri) 17:25:24

[비즈한국] 유명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환각물질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등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현재 쿠팡 홈페이지에서는 환각물질로 지정된 ‘아산화질소’가 판매되고 있었다. 아산화질소는 식품첨가물이었지만 ‘해피벌룬’이라는 신종 마약의 재료로 악용되고, 오남용으로 사망 사고까지 발생해 환경부가 환각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연말을 맞아 해피벌룬 판매책들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건수가 느는 가운데, 쿠팡에서 버젓이 아산화질소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각물질로 분류된 아산화질소를 검색하면 손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사진=쿠팡 캡처


뿐만 아니라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멜라토닌’을 함유한 건강식품도 판매되고 있다. 수면유도제인 멜라토닌은 사람에 따라 0.1~5mg을 섭취하면 불면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불면증 환자나 해외 여행에 뒤따르는 시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멜라토닌은 두통·우울감·​탈진 증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국내 불면증 환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멜라토닌을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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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처방 필요한 멜라토닌 함유 건강보조제가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쿠팡 캡처


판매가 금지된 항목들을 ​쿠팡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오픈마켓’이라는 플랫폼 특성 때문이다. 오픈마켓은 플랫폼 사업자가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플랫폼에 올려 구매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판매가 불가한 상품은 쿠팡이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판매를 중지시킨다. 하지만 수많은 상품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쿠팡 온라인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앞서의 상품을 검색하면 국내가 아닌 ‘로켓직구’ 서비스를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로켓직구는 쿠팡이 제공하는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로, 쿠팡이 해외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이들이 올리는 상품을 국내로 배송해준다. 

 

현재 로켓직구로 구매가 가능한 아산화질소와 멜라토닌 함유 상품 등의 판매자는 ‘쿠팡글로벌 유한회사(Coupang Global LLC)다. 쿠팡글로벌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회사로 국내 쿠팡과 제휴해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쿠팡과 직접 지분관계가 없어, 쿠팡 측은 엄연히 다른 회사라며 선을 긋는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직구는 해외 현지기업이 직접 상품을 등록하는 프로세스”라며 “사후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6년 해외직구 이용 및 소비자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해외직구를 통한 물품 수입건수는 1586만 건 이상, 거래 금액만 15억 2300만 달러에 달한다. 해외직구 시 즐겨 구매하는 품목 2위가 비타민·항산화제 등 건강식품이다. 

 

해외직구가 늘어나자 식약처는 2015년 5개월간 5283건을 검사해 식용이 불가능한 유해성분을 포함한 식의약품 3311건을 적발해 전량 폐기하기도 했다. 짝퉁 의약품과 환각물질, 마약 등의 반입 통로로 해외직구가 활용되며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관세청의 모니터링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직구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국가 간 물품 운송에 해당해 세관의 수출입 허가가 필요하다. 국내 반입이 불가한 의약품 등은 관세청에 적발될 경우 폐기처분된다. 하지만 국내 통관되는 모든 물품을 관세청이 일일이 모니터링 하기는 쉽지 않다.

 

한 해외직구 구매자는 “불법인지 모르고 멜라토닌을 주문해 복용했는데, 한 번 통관 폐기가 된 후 구입하지 않고 있다”며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구매되는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소비자들도 제대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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