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페이스북에 외부 링크 공유 시 미리보기가 간헐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급증했다. 이미지를 불러오지 못하거나 제목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현상이다.
갑자기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많은 언론 매체의 페이스북 관리자들이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상당히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대부분 언론사들은 기사 확산 및 트래픽 확보를 위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자사 콘텐츠를 링크로 올리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실수라면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이 같은 경우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결국 페이스북코리아는 관련 현상을 수집해 미국 본사에 보고하는 등 원인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 페이스북 미리보기 원리
사용자가 자신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외부 링크를 공유하게 되면, 페이스북은 이를 식별해 자동으로 미리보기를 생성한다. 이때 해당 링크의 홈페이지에 있는 약속된 태그 값으로 설정된 제목, 이미지 등의 데이터가 페이스북 서버로 전달되는 구조다. 게시물 작성을 완료하지 않고, 타임라인에 링크만 걸어도 미리보기가 작성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서버가 있다고 가정하자. A 서버에 있는 콘텐츠 주소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입력하면, 페이스북은 미리보기에 필요한 데이터를 A 서버에 요청한다.
이때 페이스북이 정한 태그에 해당하는 데이터가 페이스북 서버로 전송된다. 보통 섬네일 이미지나 제목 등의 데이터다. 전 세계 대부분 뉴스 사이트의 경우 페이스북이 정한 규칙에 따라서 개발된다. 그래야 더욱 콘텐츠 공유가 쉽고 깔끔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비즈한국’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 서버의 로그 기록을 분석해 봤다. 그랬더니 아예 페이스북 서버가 문제의 서버에 데이터를 요청한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즉, 페이스북 서버에서 A 서버에 요청이 전달되는 단계에서 이미 장애가 발생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이준행 미디어 스타트업 개발자는 “페이스북 디버그 페이지를 살펴보면 페이스북에서 문제가 되는 서버에 이미지나 제목을 요청해도 응답이 없거나 제 시간 내에 오지 않기 때문에 결국 타임아웃(Timeout) 기록이 뜬다”며 “페이스북 서버와 국내 서버 사이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애가 발생해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문제 발생
간헐적인 미리보기 오작동 문제는 유독 국내 뉴스 사이트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해외 뉴스 사이트의 경우, 기사를 링크하면 대단히 빠른 속도로 미리보기가 완성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제목이 누락되는 오작동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국내 뉴스 사이트의 경우 페이스북에 한 번도 공유되지 않은 뉴스 콘텐츠 30건을 무작위로 선정해 공유를 해본 결과 무려 13건이나 제목 혹은 이미지가 누락된 반면, 해외 뉴스 사이트의 경우 단 한 건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국내 뉴스 사이트들이 페이스북이 정한 약속된 태그 규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정도 해볼 수 있다. 가령 페이스북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같은 규칙을 변경했는데 국내 뉴스 사이트에는 반영이 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 역시 “이 같은 문제의 80%가 사용자나 개발자의 실수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특정 사이트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문제가 발생하는 사이트에서조차 간헐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리뷰 전문 미디어 ‘디에디트’ 관계자는 “한번 문제가 발생한 게시물을 반복해서 새로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제대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어떤 날은 잘 되고 어떤 날은 안 되는 복불복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준행 개발자 역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리저리 수정을 하다가 결국 서버와 도메인을 아마존 웹 서비스 내 해외 지역으로 옮기고 나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현재는 어떠한 미리보기 오류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마존 웹 서비스는 전 세계에 서버를 두고 있다.
# 망사업자와 갈등 빚는 페이스북, 설마…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12월 초를 전후로 갑자기 발생했다고 입을 모은다. 즉, 그 시점에 모종의 조치나 변화가 있었고, 이로 인해 페이스북 미리보기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웹서비스 전문가는 “최근 페이스북과 국내 인터넷 망 사업자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회선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망 사업자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 및 LG유플러스와 망 사용비용 및 캐시서버 설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협상에 진행됐지만 여전히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KT와도 숨은 갈등이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SK브로드밴드 및 LG유플러스 사용자의 페이스북 접속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을 규명해보니 이들 사용자들은 KT의 캐시서버가 아닌 홍콩에 위치한 페이스북 서버로 연결하도록 접속 경로가 변경된 것.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양사가 접속경로 변경을 두고 진술이 엇갈려 위증 논란이 일었다. 페이스북과 KT 중 누가 접속경로 변경을 주도했는가를 두고 서로를 지목했다. 현행 정보통신법상 불합리한 사용자 차별은 불법이다. 안 그래도 양사는 내년 7월 재계약을 앞두고 협상을 해야 하는 만큼, 더욱 예민한 상황에 놓였다.
국내 망 사업자들이 의도적으로 해외 유명 서비스의 속도를 제어한다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서비스가 자주 거론된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12월 초 전후로 어떠한 네트워크 장애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의도적으로 특정 서비스에 속도를 저하하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페이스북의 경우 해외에서 오는 회선은 KT 하나뿐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의도적으로 속도를 제어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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