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 개인이 네이버 포스트 서비스에 특정 온라인 매체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수십 건의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게재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네이버는 이 포스트에 대해 특별한 확인 절차 없이 공식 인증을 부여하는 등 부실한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슬로우뉴스’ 관계자에 따르면 ‘슬로우뉴스 - IT웹진 슬로우뉴스 온라인 채널’이라는 이름의 네이버 포스트가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무단 운영됐다. 이 서비스는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도록 UX(사용자경험)를 바꾼 일종의 블로그 서비스다. 개인보다는 기업이나 단체 그리고 전문 블로거가 콘텐츠를 편리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현재 네이버는 PC 기반의 블로그보다 포스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운영 중이다.
슬로우뉴스 가짜 포스트를 살펴보면 개설 초창기에는 자동차 보험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게재됐다. 보험 관련 게시물은 ‘리치앤코 대리점’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다는 표시를 해놓은 것으로 보아, 마케팅을 목적으로 개설된 포스트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신변잡기 수준의 일상생활을 기록한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왔다.
이외에 슬로우뉴스에서 작성된 기사도 10건가량 존재한다. 다른 매체인 ‘아웃스탠딩’ 기사도 10건이 게재됐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언론사가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포스트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 하지만 네이버 측은 문제의 포스트에 대해 슬로우뉴스가 운영하는 공식 채널이라는 의미의 엠블럼을 부여했다가 슬로우뉴스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결국 이를 부랴부랴 취소했다.
네이버 포스트는 공식 인증 포스트에 푸른 방패 모양의 아이콘에 체크 표시를 한 형태의 엠블럼을 부여한다. 이름 옆에 이러한 엠블럼이 있을 경우, 이 이름과 동일한 매체나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공식 포스트임을 네이버가 인증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공식 포스트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운영자가 별도로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검토에 필요한 일반적인 정보만 요구할 뿐, 사업자등록증 제출이나 법인 공인인증서 인증과 같은 실제 인증 등록절차가 전혀 없다. 결국 네이버가 인증 신청 포스트를 일일이 방문해 검토를 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검토 기준은 네이버 고객센터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특히 등록이 불가능한 몇 가지 원칙이 눈길을 끈다. 개인이나 개인사업자, 최근 6개월간 게시물이 없는 경우, 개인 성향의 주제로 운영되는 경우,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하위 부처나 기관, 지부 등의 경우다. 이러한 기준만 보더라도 해당 가짜 포스트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충분히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다.
민노 슬로우뉴스 편집장은 “가짜 포스트임이 확인된 이후에도 네이버 측은 문제가 되는 개별 게시물을 일일이 신고하면 된다는 식의 무성의한 대응 태도를 보였다”며 “만약 무단으로 퍼간 게시물이 1000건 이라면 신고도 1000번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문제제기를 하고 난 이후 네이버에서 별다른 사과 없이 다음날 공식 인증 표시만 삭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4월 검색제휴 뉴스매체를 대상으로 네이버 모바일 주제판 담당자가 일괄적으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포스트 운영자에게 소명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며 별도의 회신이 없을 경우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포스트 공식 인증 과정을 보다 정비해서 서비스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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