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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섬나라' 대한민국, 수급 불안에 '탈원전' 탈날 수도

LNG를 1위 발전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가격상승·물량부족 가능성 커져

2017.12.12(Tue) 15:35:25

[비즈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일각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자력·석탄 발전 비중을 낮추는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늘린다는 계획인데, 최근 원유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수주해 인도한 ‘쇄빙액화천연가스운반선(쇄빙LN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세계은행은 이달 초 내놓은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에너지가격지수(Energy Price Index)가 71.8로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수는 원유와 천연가스·석탄의 국제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2010년 연평균 에너지 가격을 기준점 100으로 잡고, 이후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다. 

 

에너지가격지수는 2013년 116.1을 기록한 뒤 원유가격 하락과 함께 줄곧 내리막을 그려왔다. 지난해는 58.7까지 떨어졌다. 지수가 다시 오른 것은 원유를 중심으로 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3분기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50.8달러로 2015년 수준을 회복했다. 원유 가격에 연동되는 천연가스의 선물 가격지수도 지난해 1.7에서 올해는 3.3으로 상승했다. 세계은행은 국제유가와 천연가스의 상승세 속에 2019년 77.0, 2020년 77.3 등 에너지가격지수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한국의 탈원전 정책에 치명적일 수 있다. LNG는 석탄과 원자력에 이어 3위 발전원(2016년 22.4%)이다. 정부는 비율을 2030년 37%까지 끌어올려 1위 발전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LNG는 전량 수입이라, 천연가스 수급 안정과 가격 상승에 대처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북한을 끼고 있어 천연가스를 수입을 할 때는 사실상 섬나라나 다름없는 실정”이라며 “러시아 등지로부터 파이프라인을 뚫지 않는 한 안정적인 수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은 현재 에너지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 정부가 천연가스 수급안을 세우지 않고 무리한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면서다. 11월 난방 시즌이 시작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고 주민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21~30일 중국 24개 성(省)시(市) LNG 평균 가격은 톤당 5636.7위안(약 92만 원)으로 직전 열흘(11월 11~20일) 대비 28.3% 올랐다. 9월 마지막 열흘과 비교하면 60.2%나 뛰었다. 중국은 대부분 천연가스를 동남아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단기간의 수요 증가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대기오염 예방 정책은 중대한 결정이지만, 책임 있는 태도로 집행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LNG 발전소가 많은 독일 등 대륙 유럽 국가들은 파이프라인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해상을 통해서만 천연가스를 들여올 수 있어 중동·동남아시아의 해상 봉쇄 등의 사태가 벌어지면 천연가스 공급이 단절된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수입 계약은 2025년 대부분 종료돼 이후부터 물량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발전업계 다른 관계자는 “석탄발전소도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오염물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정 에너지원으로의 쏠림을 막고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릴 수 있도록 큰 틀에서의 에너지원 조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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