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때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은 아이카이스트가 대전의 중견 건설기업인 누리비엔씨를 인수한다는 보도를 둘러싸고 논란이다. 김성진 대표가 구속되며 지난해 10월 폐업한 아이카이스트가, 임금 체불 및 과도한 어음 발행으로 부도가 난 중견 건설회사 누리비엔씨를 인수한다는 자체가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탓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11월 8일 한 중앙일간지 인터넷판의 보도로 촉발됐다. 누리비엔씨가 아이카이스트그룹에 경영권을 양도했다는 것. 다만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보도자료를 그대로 게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아이카이스트그룹은 누리비엔씨가 현대건설, 대림 등으로부터 받을 지급금 수백억 원 상당을 바로 회수해 4차 산업식 스마트건설 기업으로 재도약 시키겠다는 경영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아이카이스트 관련 투자 피해자들은 또 다른 사기를 위한 가짜 뉴스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 폐업한 회사가 부도난 회사를 인수?
스마트 교육 기업인 아이카이스트와 건설업체 누리비엔씨는 같은 대전지역 기업이라는 점 이외에 그간 뚜렷한 접점이 없다. 다만 현재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양 사 대표가 같은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는 사실이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지난해 8월 구속된 이후 240억 원 규모의 사기혐의와 600억 원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1심에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다. 이 아무개 누리비엔씨 대표 역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의해 지난 7월 구속됐다.
수감 중인 만큼 구체적인 확인은 어렵지만 양사 대표가 수감 중에 만나 경영권 양도를 논의했다고 가정해도 의문은 남는다. 인수 및 피인수 기업 모두 폐업되거나 최종 부도 처리된 상황에서 경영권 양도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어 아이카이스트는 지난 11월 21일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누리비엔씨가 현대건설과 맺은 하도급 공사 계약서를 공개했다. 200억 원 규모의 힐스테이트 거제 계약 건이며, 계약서 내 미지급금을 바로 회수해 채권화 하여 상장사 주식 전환을 협상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문의하니, 이 보도자료 역시 홍보대행사를 통해 전달됐으며 현대건설 측에 확인을 거쳐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비즈한국’이 현대건설에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답변을 받았다. 누리비엔씨에 하도급 대금을 모두 정상 지급했으며 미지급금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 주당 5000원 매입 약속시점 지나
실체가 불분명한 경영권 인수 및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배경을 두고 아이카이스트 투자 피해자들은 추가 고소를 지연시키기 위한 조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아이카이스트 관계사인 아이팩토리는 외부 감사업체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됐다. 당시 아이카이스트는 정리매매 기간 중 공개적으로 1년 후 아이팩토리 주식을 주당 5000원씩에 매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입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아이카이스트 마저 폐업했다.
결국 일부 화가 난 아이팩토리 소액주주들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상대로 추가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가운데 김성진 대표가 이를 막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 같은 가짜뉴스를 내보냈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러한 가짜뉴스는 김성진 대표가 구속 이후에도 꾸준히 등장했다. 올 초에는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아이카이스트가 전자터치벽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한 스포츠 매체는 아이카이스트가 사내 바이오 벤처인 테슬라바이오랩을 설립해 장파장 바이러스 제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4월에는 김 대표가 자신이 수감 중인 대전교도소 교도관을 매수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출소하면 자동차 및 오피스텔을 약속하고 새로 법인을 설립해 월 1000만 원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교도관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다.
한 아이팩토리 소액주주는 “이러한 가짜뉴스가 나올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며 “김 대표가 약속한 주당 5000원 매입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다른 소액주주들과 힘을 합쳐 법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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