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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여행 공략집' 한국 상륙, '싼커' 맞춤형 서비스가 관광한류 살릴까

중국 여행 커뮤니티 한국 지사 설립, 일대일 채팅 여행 정보, 제주 여행 앱 눈길

2017.11.29(Wed) 16:05:51

[비즈한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로 급속히 얼어붙었던 관광 산업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금한령’ 혹은 ‘한한령’이 부분 해제됐다.

 

지난 28일 중국 내 소식통에 따르면 관광 관련 주무부처인 국가여유국이 베이징과 산둥 지역을 대상으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했다. 같은 날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 ‘마펑워(蚂蜂窝)’도 한국 진출 계획을 밝혔다.

 

중국 관광객으로 언제나 북적이던 명동 거리는 사드 배치 이후로 크게 한산해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약 1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던 대중국 관광 업체들도 이제 중국 단체 및 개별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다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붙들기 위해 사드 이전보다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다. 이들은 관광 산업 특성상 분위기만 제대로 타면 다시 관광 한류 붐을 일으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 중국 관광객이 꼭 챙겨보는 ‘꿍뤠’를 아시나요?

 

전 세계 어느 국가, 어느 관광지를 가더라도 중국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여행업계 상식이다. 과연 중국인들은 무엇을 참고해서 여행을 준비하고 떠날까. 또 그들은 여행 후 어디에 후기를 남길까. 특히 우리나라는 수년 전부터 개별관광객, 이른바 ‘싼커’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객단가가 낮고 외교 관계와 같은 외부 변수가 있는 단체관광객과 달리, 개별관광객은 비록 숫자는 적지만 사드 국면에서도 꾸준히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중에서도 싼커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여행 콘텐츠가 바로 ‘꿍뤠(攻略)’다. 말 그대로 ‘여행 공략집’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꿍뤠에는 여행지 동선과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쇼핑 리스트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즉, 여행 정보가 상세하게 적혀진 일종의 가이드나 블로그로 이해하면 되지만, 내용이 충실하고 짜임새 있게 정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공략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꿍뤠가 모여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여행 전문 커뮤니티 ‘마펑워’다. 여기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관광지에 대한 꿍뤠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 회원의 간단한 후기부터 여행 전문 ‘왕홍(블로거)’가 작성한 치밀하고 세세한 정보까지 망라돼 있다. 마펑워가 자체 제작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 마펑워가 한한령 부분 해지 소식과 동시에 한국 지사 설립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비즈니스에 나섰다. 사진=마펑워 홈페이지 캡처

 

서비스 7년이 지난 지금 마펑워의 누적 다운로드는 5억 9000만 건. 활성 사용자는 1억 2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중국 국민 숫자를 생각하면 아주 많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연간 중국 해외 관광객이 1억 4000만 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마펑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6만 곳 여행지에 위치한 숙박, 맛집, 교통, 쇼핑 정보 5000만 건이 축적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펑워가 한국 지사를 세운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마펑워코리아는 한국 내 마펑워 서비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비롯한 비즈니스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박경진 마펑워코리아 대표는 “사드 직후로 마펑워 내 한국 콘텐츠 트래픽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가 최근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라며 “지사 설립은 오래전부터 준비했지만 양국 관계가 빠르게 정상화됨에 따라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 맞춤형 여행 서비스 인기 “쩐머 빵주 닌너(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사드 직격탄을 맞고 잠시 주춤했던 우리나라 여행 관련 기업들도 다시 사업을 재정비하고 손님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채팅 기반의 컨시어지 플랫폼 스타트업 ‘레드타이버틀러’도 그 중 하나다.

 

레드타이버틀러는 일대일 채팅으로 각종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이 별도의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채팅창에 여행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자동화 된 ‘챗봇’과 사람인 ‘챗어시스턴트’가 안내를 해준다.

 

안내 과정에서 관광 상품을 추천하고, 이를 통해 예약이 이뤄지면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다. 마치 채팅으로 하는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적고, 별도의 사용 요금이 없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사용자가 늘고 있다.

 

레드타이버틀러는 자체 서비스 이외에도 호텔, 면세점 등 각종 기업과 협약을 맺고 기업별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레드타이버틀러 제공

 

정승환 레드타이버틀러 대표는 “스타트업인 만큼 아직까지 사용자가 감소한 적은 없지만, 사드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들어 중국 개별관광객들의 사용이 조금씩 늘고 있어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최대 관광지 제주도를 방문하는 개별관광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도 최근 출시됐다. 스마트폰 여행 앱 ‘프리제주’는 단순한 여행 정보 서비스를 넘어 게임과 여행을 결합한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다. 제주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제주 지역을 만들어진 각종 미션을 부여하고, 수행 여부에 따라 각종 할인 티켓이나 기념품을 제공한다.

 

프리제주 앱 캐릭터 이미지.


단체관광의 경우 가이드가 일정을 전부 책임지기 때문에 관광객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그만큼 자유도가 떨어지는 한계점도 있다. 또 여행사 입장에서도 비슷비슷한 관광 상품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차별화가 어렵다. 프리제주는 이러한 니즈를 앞세워 중국 단체 여행사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사드 국면에서 한국 내 위쳇페이 사용액은 오히려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단체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숫자 자체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중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라고 말했다.

 

관광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사드로 인해 한동안 가까운 일본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며 “한 번 발길이 끊겼던 만큼 다시 중국 관광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인접 국가들보다 더욱 편리하고 세련된 관광 서비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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