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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업 카카오페이와 LG CNS의 '한여름 파경' 아직까지 뒷말 까닭

2000만 사용자 확보에도 재계약 불발 업계 화제…카카오 "자체 솔루션 도입"

2017.11.24(Fri) 17:36:59

[비즈한국] 지난 3년간 ‘카카오페이’ 사업을 공동 진행하던 (주)카카오페이(카카오)와 LG CNS가 올해 중순 깜짝 결별한 가운데 지금까지도 뒷말이 무성하다. 

 

카카오페이는 LG CNS가 개발한 ‘엠페이’를 기반으로 인터페이스를 변경하고 카카오톡 연동 기능을 추가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카카오와 LG CNS는 2014년 초 협력 계약을 맺고 3년간 카카오페이 사업을 전개해왔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담당하고, LG CNS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역할과 가맹점 모집을 맡았다.​

 

사업 시작 3년이 지난 올 초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자 카카오가 독자 솔루션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재계약이 불발됐다. 양측은 공식적으로 협상 과정에서 의견차가 컸다고 밝힌다.

 

카카오페이는 LG CNS와 결별이 확정된 지난 7월과 8월 유명 가수를 내세워 집중적으로 TV 광고를 집행했다. 사진=카카오페이 광고 캡처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일각에서는 LG CNS는 당연히 재계약을 낙관하고 있었는데 카카오가 3년 계약기간 동안 이른바 ‘단물’만 빼먹고 의도적으로 결별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심지어 LG CNS가 카카오에 제대로 항의조차 못했다는 뒷말까지 나온다.


# 잃을 것 없는 카카오…LG CNS는?

 

2014년 양사는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로 3년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용자가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양사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고, 가맹점도 적어 투자 대비 수익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결제 상한액이 3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양사가 마찬가지다.

 

반면 초기에 투입된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LG CNS는 가맹점을 늘리기 위한 영업과 시스템을 유지 보수 및 운영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고 전담 팀까지 둔 것으로 확인됐다. 적잖은 비용이지만 LG CNS는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로 판단했다. 카카오 역시 사용자 확보를 위해 자사 플랫폼을 바탕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전개했다.

 

양사의 노력 덕에 카카오페이는 순항했다. 서비스 1년 9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 이후에도 가입자 수는 가파르게 상승, 현재 카카오가 밝힌 공식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와 맞먹는 수치다.

 

양사가 결별한 후 카카오는 LG CNS의 엠페이 대신 자체 솔루션을 도입하고, 기존 가맹점과도 개별적으로 재계약을 맺는 등 후속 조치를 거의 마무리했다. 반면 LG CNS는 간편 결제 사업에 대한 경험 이외에 실질적으로 남은 것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함께 적자를 감수하자고 해놓고 재계약 협상 시점이 오자 자체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몸값 높아진 카카오페이 “처음부터 딴 맘?”

 

양사가 결별을 공식 인정한 시점은 7월. 올 초가 재계약 시점이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6월까지 연장 협상이 이어졌다. 갈라서기로 결정된 직후 카카오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유명 가수를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 집행에 나섰다. 7월 한 달간 무려 2500회 이상의 TV 광고가 전파를 탔다. 

 

재계약 협상 직전인 올 1월 카카오페이가 중국 알리페이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그룹으로부터 2700억 원의 투자를 받은 점도 재계약 불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거액의 투자를 받아 실탄이 넉넉해진 카카오가 굳이 LG CNS와 재계약을 진행해 수익을 나눌 이유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페이는 서비스 1년 9개월 만에 국내 핀테크 서비스 최초로 회원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카카오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CNS가 카카오에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진짜 원인으로는 ‘카카오뱅크’가 가장 유력하게 지목된다. 올해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의 IT 시스템은 지난해 SK C&C와의 경합 끝에 LG CNS가 맡아 구축했다. 비록 사업부는 다르지만 향후 양사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LG CNS의 엠페이는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에 모두 적용하기에 기술적 제약이 많아 자체 솔루션을 도입하게 된 것”이라며 “단순 온라인 결제를 넘어 멜론 서비스에 필요한 정기 결제나 카카오택시 블랙에 필요한 신용카드 등록 등의 기능을 엠페이에서 제공해주지 못했다”고 결별 이유를 밝혔다. 

 

추가 기능을 LG CNS와 함께 개발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적으로 다소 복잡한 측면이 있어 해당 부서에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LG CNS 관계자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일인 만큼, 현재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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