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직원 폭행으로 갑질 논란에 오른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횡령·배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KTB가 설립한 복지재단에서 KTB투자증권의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등 사적 결제를 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11월 2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KTB투자증권 여의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회장실과 비서실, 감사실 등 개인집무실 위주로 수색을 벌였다. 권 회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배임 등 의혹을 받고 있다. 미술품을 구매하고 가족과 함께 사적 해외여행을 가며 7억 원의 경비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혐의다.
검찰 수사는 앞서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이 KTB에 대한 현장검사를 통해 횡령배임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금감원으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아 이달 초 권성문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권성문 회장의 개인 횡령 외에 KTB가 설립한 재단에서 KTB투자증권의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추가적 횡령·배임 가능성이 지적된다. KTB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KTB와 독립된 법인인 복지재단 핵심 관계자가 재단 사무실 근처와 강남·신촌 일대 유흥주점에서 KTB 법인카드를 사용해 왔다는 것.
복수의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들과미래’ 재단 핵심 관계자 A 씨는 2014~2016년 1억 원 상당을 개인 유흥비용으로 사용했다. A 씨는 본인 주거지인 충남 서산 근처에서 KTB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발견되며 법인카드 유용 대상자로 특정됐다.
국내 첫 민간독립 공익재단인 아이들과미래는 KTB투자증권 등 5개 회사가 58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출범했다. 이 재단은 IMF 금융위기 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들과미래 이훈규 이사장은 KTB투자증권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아이들과미래에서 KTB의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을 두고 ‘KTB 횡령 비리의 축소판’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들과미래가 비리 횡령의 중요지표라고 본다”며 “KTB에 만연한 경영 윤리 부재와 폐쇄적 조직문화가 공익 재단에서 똑같이 되풀이됐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TB 측은 재단 관계자가 KTB 법인카드를 유흥비로 사용한 것에 대해 “재단에서 KTB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KTB 관계자가 재단 사람들의 유흥비를 결제해 준 것”이라며 “재단 경영이 빠듯해 KTB가 도움을 준 것 뿐”이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복지재단 관계자가 고급 유흥주점 등 사적 유용을 위해 재단과 관계 없는 KTB의 회삿돈을 쓴 것을 두고 강도 높은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들과미래 재단의 A 씨는 이런 의혹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KTB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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