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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수사종료 한숨 돌린 대우조선해양·KAI의 미래

경영정상화 수순에 성공적 증시 복귀에도 수주절벽·수사여파 우려

2017.11.21(Tue) 15:57:18

[비즈한국]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돌아왔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검찰 수사와 재무건전성 악화 등의 악재를 털고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증시에도 성공적으로 복귀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사진=박정훈 기자


“지나치게 길었던 긴 기다림….” 

 

지난 10월 31일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연구원은 대우조선에 ‘매수’ 의견을 내며 이 같이 평가했다. 오랜 기간 거친 구조조정이 끝나고, 경영 상태가 정상화 되고 있으며, 현재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12개월 목표주가는 현재보다 40%가량 높은 2만 65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10월 30일, 1년 3개월 만에 증시로 돌아온 대우조선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올 3분기 영업이익 2065억 원, 당기순이익 457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 945억 원이며, 영업이익률은 12.7%에 달한다. 2012년 미국 트랜스오션사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1척 등 해양플랜트 5척을 모두 정상적으로 인도하는 등 수주 정상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주정상화 및 건설대금이 제때 들어오며 부채비율은 2015년 2951%에서 올 상반기 248%로 크게 떨어지는 등 재무상태도 완화됐다. 

 

지표상 경영 상태는 준수해보이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대우조선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8% 줄어든 2조 420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주 가뭄 속에 군살을 제거하며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해양플랜트 설계 자회사 디섹과 웰리브·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의 자회사를 약 1400억 원에 매각했다. 

 

또 서울 마곡 연구개발센터 부지와 당산동 사옥 등 500억 원 규모의 부동산도 처분했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1500억~2000억 원 규모의 인건비 절감 효과도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수주 부진은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올 1~3분기 수주규모는 23척, 수주액은 25억 7000만 달러(약 2조 8200억 원)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75억 달러, 65억 달러에 한참 뒤진다. 대우조선은 선가를 지키기 위해 헐값 수주를 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까지 ‘수주절벽’이 이어질 전망이라 자산 매각 없이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 헬기. 사진=KAI 홈페이지


‘방산비리의 원흉’으로 지목돼 사정당국의 수사에 시달려온 KAI도 경영에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수리온’ 납품 정상화와 미국 훈련기 교체사업(APR) 수주 기대감은 높다. 이 덕에 주식 거래가 재개되고 주가는 30% 가까이 올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수리온 헬기 납품이 재개돼 군수 부문 실적이 다시 정상화되고, 완제기 수출 수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수리온 양산과 ‘T-50’ 이라크 수출에 차질이 생겨 불필요한 비용 부담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키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NICE신용평가는 최근 KAI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 검찰 수사로 APR 수주에 불확실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납품 기업의 도덕성 등을 높은 비중으로 평가하는데, 검찰 수사가 KAI에 감점을 줄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김창주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T-50의 수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검찰 수사로 미군은 경쟁사인 보잉을 쳐다보기 시작했다”며 “검찰 수사가 종료되고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고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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