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멋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머플러는 필수다. 행커치프나 넥타이가 멋있지만 실용성은 없는 아이템인 것과 달리, 머플러는 아주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럽기까지 하다. 겨울철 남자의 멋은 어떤 머플러를 선택해, 어떤 스타일로 매느냐에 따라서도 정해진다.
올 겨울, 당신은 어떤 머플러를 매고 있는가?
혹시 방한용 목도리만 있다면 당장 머플러를 사러 가자. 겨울철 패션의 완성은 머플러이다. 너무 무난한 것만 사지 말고, 화려한 디자인의 머플러도 하나쯤 도전해보자. 머플러를 잘 매면 기존에 입던 옷들도 새 옷처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헌옷이 새 옷처럼 되는 마법이 스타일링의 힘이다. 그런 점에서 머플러는 가성비 탁월한 패션 아이템이다. 멋을 잘 모르는 남자들도 넥타이는 꽤 많이 갖고 있다. 이제 넥타이의 시대가 끝났으니, 대신 머플러를 넥타이 사듯 사놔도 좋을 것이다.
머플러는 결코 혼자서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옷에 어울리는 머플러가 꼭 필요하다. 생뚱맞게 레드나 블루 같은 원색 계열의 짙고 두툼한 것이나 실크소재처럼 번들거리는 흰색의 머플러를 길게 늘어뜨리는 건 전혀 멋스럽지 않다. 요란한 꽃무늬나 땡땡이 무늬도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왕년의 조폭두목 같거나 80년대에 멋 부린 중년, 혹은, 포마드 잔뜩 바른 것처럼 과하게 멋 부린 느낌이 강해서 오히려 촌스럽기 쉽다.
철 지난 스타일은 과감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자. 옷장 속에 있는 옛날 머플러가 명품브랜드라도 과감히 버리자. 아까우면 리폼을 해도 좋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는 애기만 믿고 철 지난 걸 계속 미련스레 갖고 있지는 말자. 설령 유행이 돌고 돌아도 우리는 나이도 들고 얼굴의 인상도 바뀐다. 우리가 입어서 소화할 수 있는 옷도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난 유행은 잊자.
머플러는 잘 고르는 것만큼 잘 매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남자들이 머플러를 길게 늘어뜨려서 스타일링 한다. 재킷이나 코트를 입은 상태에서 목에 걸쳐서 길게 늘어뜨리는 방법이다. 무슨 기교가 필요하지도 않고 쉽다. 이건 방한의 효과와는 무관한, 철저하게 스타일 위주의 선택이다. 그래서 멋쟁이들이 주로 선택한다. 하지만 이건 옷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겨울 내내 한 가지 머플러만 여러 옷에 상관없이 두르는 건 위험하다.
무심한 듯 목에 한두 바퀴 휙 두르는 것도 남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링이다. 단순하고 쉽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방식이다. 꽁꽁 싸매듯 목을 중심으로 여러 번 두르는 건 추위와 맞설 때 최고의 방법이기도 하고, 꽁꽁 싸맨 머플러를 재킷 안쪽으로 단정하게 넣으면 터틀넥 같은 스타일이 된다. 목만 두르지 말고 어깨까지 두르면 좀 더 멋 부린 듯 머플러가 강조되는 스타일이 된다.
머플러 멋지게 매는 방법은 인터넷에 찾아보면 정말 다양하게 제시된다. 그걸 다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맬 줄 몰라서 못 맸다는 얘기는 결코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복잡하고 요란하게 매는 건 금기다. 패션에선 투머치만큼 멋없는 것도 없으니까. 물론 아주 가끔 기분 전환 삼아 요란함을 시도해도 좋긴 하다. 연말의 각종 모임이나 송년파티 갈 때처럼 말이다.
남자의 머플러는 스타일 반, 실용성 반에서 출발한다. 좀 더 멋 부리고 싶은 날은 스타일의 비중을 높이고 실용성은 낮추는 식이다. 한겨울 맹추위라고 무조건 두꺼운 머플러를 둘둘 감고 다닐 필요는 없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한겨울이라도 주차장에서 주차장으로만 옮겨다니는 이들이면 사실 두꺼운 옷을 입을 일이 별로 없다. 그리고 두꺼운 패딩보다는 히트텍 같은 이너웨어를 통해 보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은 두껍게 입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할 수 있으니까. 패딩 없이 재킷과 코트만으로 겨울을 나는 게 가능해진 시대다. 결국 머플러는 더더욱 중요해졌다. 남자에게 머플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머플러 하나가 올겨울 당신 스타일을 좌우한다고 한다면 너무 비약일까? 하지만 장담한다. 머플러 하나로 당신에게 멋쟁이라는 찬사가 쏟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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