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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왱알앵알] '아직도 그런 의전이…' 지스타 조직위가 청산해야 할 '적폐' 셋

모델들 도열 과도한 의전, 숨막히는 소음·먼지 등 "제대로 보기 힘드네"

2017.11.17(Fri) 17:42:27

[비즈한국]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는 매년 크고 작은 논란을 겪어오며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한때는 부스 도우미들의 과도한 노출이 문제가 됐고, 관람객의 주의를 끌기 위해 전시부스 간 스피커 볼륨 경쟁으로 관람객들의 고막을 아프게 한 적도 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전시회답지 않은 빈약한 게임 출품작 규모와 메이저 게임사들의 소극적인 참여도 늘 도마에 오르는 이슈다. 일부는 많이 좋아졌고,  일부는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숙제로 남았다.

 

거의 매년 빠짐없이 지스타에 참가하는 게임업체와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지스타의 청산해야 할 문제점을 물었다. 그중에서도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할 수 있을 만한 지스타의 ‘적폐’​ 3가지를 간추렸다.

 

# 부스모델 도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한때 ‘걸스타’라는 오명까지 가졌던 ‘지스타’의 여성 부스모델의 과도한 노출은 많은 자정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노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노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 역시 다소 선정적인 느낌이 없지 않지만, 게임 특유의 문화로 이해해야 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개막식 후 모든 부스의 모델들이 한 줄로 늘어서 VIP와 관람객들의 입장할 때 인사를 한다. 사진=봉성창 기자

 

문제는 개막식이 끝나고 이른바 VIP들이 순회 관람을 할 때다. 이때 모든 부스의 모델 및 도우미들이 한 줄로 도열한다. 그리고 VIP가 지나갈 때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인사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VIP들이 각 부스에 방문할 때마다 여성 부스모델들이 VIP와 짝을 지어 설명을 하고 기념촬영까지 이어진다. 

 

물론 이는 전시장을 찾는 일반 관람객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세레모니라는 반론도 있다. 마치 백화점 개점 시간에 하는 인사와 같다는 의미다. 하지만 청소년이 많이 찾는 행사장에 이같은 세레모니가 과연 필요한가 하는 지적이 많다. 한 관람객은 “지스타에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교육적으로는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소음과 미세먼지 가득한 열악한 관람 환경

 

수년 전 한 게임 전문매체는 소음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각 부스의 소음을 측정한 적이 있다. 그 결과는 무려 130데시벨을 넘었다. 항공기 이륙시 소음인 120데시벨을 넘는 수치다.

 

이러한 지적이 나온 다음 지스타 조직위 측은 자체 소음 기준을 70데시벨로 정해서 참가업체에게 준수토록 했다. 또한 부스 위치를 조정하고 함성을 유도하는 이벤트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통해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하는 부스가 많아지면서 소음이 예년보다 더욱 커졌다는 반응이다. 사진=이세윤 디자이너

 

하지만 이는 권고사항일 뿐 순간적으로 커지는 소음은 예전과 비슷하다. 게다가 올해 e스포츠가 지스타의 주요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다시 소음 수치가 확 커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소음뿐 아니라 미세먼지도 문제다. 한 기자는 “최대한 관람객이 적은 시간에 전시장을 둘러보고 이후에는 기자실에서 기사만 쓴다”며 “한꺼번에 수백대의 PC가 작동하면서 나오는 열과 개막 직전까지 부스 공사가 이어지는 먼지가 뒤섞이며 잠시만 있어도 코가 답답하고 목이 칼칼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조직위가 부스 확보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보다 관람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카메라맨의 습격…동선 정리는 누가하나

 

한참 관람객이 몰리는 지스타 전시장은 복잡한 동선으로 인해 잠시도 서있을 틈이 없다. 원하는 부스를 방문하려고 해도 원활한 이동이 어렵다. 물론 관람객이 많이 몰리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안 그래도 좁은 공간을 더 좁게 만드는 카메라맨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제지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동선 정리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세윤 디자이너

 

지스타 전시장에는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프레어 혹은 아슬아슬한 옷을 입은 예쁜 외모의 모델들이 사진 촬영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미디어 이외에도 아마추어 사진가와 일반인까지 수십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사진 촬영을 한다. 관람객들은 결국 카메라 부대 뒤로 이동하면서 동선이 더욱 크게 꼬이고 혼잡해진다.

 

문제는 조직위에서 그 누구도 이러한 동선을 정리하거나 안내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각 부스 스태프들이 적당히 안내를 하기도 하지만, 이는 자기 부스를 찾는 관람객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친다. 행사장 바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행사장을 얼마 돌아보지도 못했는데 전시장 내부가 너무 답답해 일단 숨 좀 쉬려고 나왔다”며 “다음 행사에서는 일찌감치 와서 좀 더 한산할 때 행사장을 둘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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