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페이커의 3회 연속 우승은 멈췄지만 이영호는 달랐다. 이영호는 아프리카 스타리그 시즌 4 우승으로 스타리그 역사상 최초 모든 메이저 개인 리그에서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온게임넷, MBC게임, 아프리카에서 3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이영호가 유일하다. 리마스터 이후 처음 치러진 메이저 개인 리그인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 시즌 4’가 남긴 것을 알아보자.
리마스터 이후 처음 개최된 스타리그의 총상금이 1억 원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스타리그 명맥이 이어질 것을 보여준다. 전 대회였던 ‘아프리카 스타리그 시즌 3’의 총상금은 약 3600만 원이고 이번 시즌 총상금이 1억 8000만 원이니 3배나 오른 셈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아프리카 스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유튜브에 한국어 영상을 올리지 않고, 한국어 생중계를 동시 송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이 아프리카TV로 리그를 보았다. 유튜브 동시 송출 없이 아프리카TV의 웹과 앱만으로 시청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리그 생명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리그 내적으로도 흥미요소가 많았다. 온라인에선 강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임홍규가 4강에 진출하며 이제동, 이영호, 김택용, 조일장 등에 대항할 수 있는 게이머로 변모했다.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내며 4강 진출에 성공한 임홍규의 이야기는 아빠 저그라 불렸던 이영한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비슷했다.
무엇보다 값졌던 것은 이영호의 트리플 크라운이었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이어 아프리카TV에서도 3회 우승을 기록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MBC게임 스타리그가 중단됐기에 이 기록은 오직 이영호의 것이다.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많은 팬이 다음 시즌 스타리그도 이영호가 우승할 것이니 아프리카 스타리그에 흥미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영호는 조일장과의 결승전에서 시종일관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번 스타리그에서 2패만 기록했다. 경쟁구도가 없으면 리그의 동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이 없다. 유입이 없는 고인 물이 되어버린 리그는 생명력이 없다.
한 가지 희망은 올드 게이머의 귀환이다. 새로운 선수의 유입이 없을 것이란 우려와 비판 속에서 올드 게이머의 스타리그 진출 도전은 희망을 낳았다. 김윤환, 김성대, 박성준, 박정석, 박태민, 이윤열 등 수많은 올드 게이머가 스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비록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올드 게이머의 귀환은 떠났던 팬들의 발을 되돌릴 수 있다. 새로운 팬의 유입은 미지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
제작사의 부실한 관리로 인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 팬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스타리그는 그러지 않았다. 팬들은 환호했고,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기세 좋게 리마스터 된 만큼 스타리그도 좀 더 길게 갔으면 좋겠다. 살아남아라, 스타리그!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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