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롯데그룹은 지난 8월 2일 신동빈 회장의 롯데월드타워 신사옥 집무실 첫 출근과 함께 40년간의 ‘소공동시대’를 접고 ‘잠실시대’를 열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신사옥 18층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했으나,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본관 24층 집무실에 머물렀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의 집무실 이전을 알리며 거주지 또한 롯데월드타워 71층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옮길 예정이며, 거주지를 이전할 경우 “개인 자격으로 구매해 입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114층 ‘프리미어’에는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마련해두고 이전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아직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등기부상에도 두 사람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진 롯데월드타워 71층과 114층의 소유자는 여전히 롯데물산 주식회사로 명시돼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아직 롯데월드타워로 거주지를 이전하지 않았다. 거주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언제 옮길지 알 수 없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준비해야 할 편의시설 및 내부 인테리어 등이 있어 내년 초 거주지를 옮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이 애초 신 회장의 거주지 이전 계획을 알리며 “개인 자격으로 구매할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은 과거 불거졌던 거처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롯데 계열사 소유의 건물 두 곳을 등기부상 거처로 등록하고 실제 거주한 바 있다. 문제가 된 거주지는 평창롯데캐슬로잔과 용산구 한남동 주택이다.
롯데지주의 법인등기부를 살펴보면 신 회장은 2009년 5월부터 한남동 주택에 거주하다 2012년 4월경 평창롯데캐슬로잔으로 주소를 옮겼다. 검찰이 지난해 6월 롯데그룹 수뇌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며 신 회장의 집무실과 평창동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당시 신 회장의 실거주지가 평창롯데캐슬로잔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두 건물의 부동산등기부에서 신 회장의 이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두 건물은 각각 소유주가 롯데알미늄 주식회사와 한국자산신탁주식회사로 명시돼 있다. 계열사 소유 건물에 신 회장이 대가 없이 거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 부동산법률전문가는 롯데알미늄 주식회사 소유의 한남동 주택에 신 회장이 거주했던 것과 관련해 “신 회장이 계열사인 롯데알미늄 주식회사 법인 소유의 건물에 거주했다면 회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했을 수 있다”며 “회사 정관과 계열사 간 관계를 살펴봐야 알겠지만, 임원의 거처를 계약 없이 관사(사택)나 기숙사처럼 제공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배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건물 명의가 법인으로 되어있다면 법인세를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자산신탁주식회사가 소유한 평창롯데캐슬로잔의 경우 시행사가 신탁회사에 맡긴 것으로 보이지만, 신 회장이 거주한 호수는 2009년 5월부터 현재까지 미분양상태로 남아있었다. 같은 층 다른 호수의 경우 분양이 완료됐으며, 거래가는 18억 원가량이었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평창롯데캐슬로잔의 소유 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신 회장은 개인 소유의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영빈관에서 주로 거주했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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