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혁신. 참 흔한 말입니다. 하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죠. 모든 회사는 상황이 다릅니다. 외부에서 혁신을 찾아도 회사의 현재 상황에 맞는 방식이라는 보장이 없죠. 그렇다고 현장에서 답을 찾기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윗선까지 올라가기도 어렵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 하지만 결정권자까지 전달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결정은 탁상공론이 된다.’
회사의 소통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솔루션이 개발됐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사내 협업 툴이 ‘슬랙’(Slack)입니다. 오늘은 슬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얼핏 보기에 슬랙은 평범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처럼 보입니다. 카카오톡, 라인과 차이가 없어 보이죠. 이 심플한 앱이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 줍니다.
슬랙은 메신저 앱처럼 일대일(1:1) 다이렉트 메시징이 가능합니다. 그룹채팅도 가능하지요.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슬랙의 그룹채팅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올 수 있는 폐쇄방이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채널’도 있습니다.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나눠서 이슈를 이야기할 수 있죠.
슬랙에 모든 대화는 저장됩니다. 검색이 가능하지요. 과거의 대화를 나중에 참고할 수 있습니다.
유저 간 대화를 돕는 아기자기한 툴도 있습니다. ‘짤방’이나 GIF의 짧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죠. 대화에 댓글을 달거나, 대화에 이모티콘을 통해 반응할 수도 있지요.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슬랙은 개발자 및 IT 전문직을 위한 툴도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를 공유한다거나, 메일로 온 정보를 메시지로 받는다거나, 일정을 알리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요. 툴을 활용하면 메일보다 효율적으로, 또 메시지 앱의 특징인 ‘즉각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슬랙은 온라인 사진공유 서비스 ‘플리커’의 창업팀이 만들었습니다. 플리커를 판 후 이들은 글리치(Glitch)라는 게임을 만듭니다. 그러면서 내부에 소통을 위해 간단한 소통 앱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며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이 서비스가 슬랙의 모태입니다.
슬랙은 2003년 외부에 공개돼 8000명의 유저로 시작했습니다. 2015년 100만 명이 넘는 액티브 유저를 얻었지요. 지금도 빠른 속도로 유저를 모으고 있습니다.
회사가 직접 준비한 슬랙 소개 영상.
슬랙은 처음 사내 소통을 위해 시작됐습니다. 이후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하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팀이 아니라 관심사로 채널을 나누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서비스로 진화해가고 있는 겁니다.
슬랙은 초기 ‘메일을 없애는 앱’이 될 거라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업무 대부분을 메일로 처리합니다. 기록으로 남고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이겠죠.
슬랙은 여기에 메시징앱 특유의 ‘속도감’을 더했습니다. 검색을 가능하게 하고, 다른 서비스와 연동시키는 등 메일이 갖고 있던 강점도 보완했죠. 덕분에 기존의 메일보다 빠르게 소통하면서 업무가 가능합니다.
일반 메시징 앱과 달리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채널’이라는 방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일대일 다이렉트 소통이 많아질수록 비밀스러운 관계가 늘어날 수 있죠. 다른 팀원과의 우연한 협업도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혁신기업들은 사무실을 지을 때도 다른 팀 간의 우연한 만남을 장려하도록 디자인을 합니다.
슬랙은 자연스럽게 사내 소통을 장려합니다. 그건 귀여운 이모티콘일 수도 있고, 초대가 가능한 채널일 수도 있으며, 푸시알람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기능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슬랙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이메일보다 빠르게 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카톡 등과 달리 프라이버시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슬랙은 카카오톡처럼 사적인 앱이 아닙니다. 푸시알람을 받을지, 받지 않을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일과 업무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셈입니다.
세상 대부분 문제의 해답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면 어떤 사업도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내부에서 소통이 안 되는데 외부와 소통을 할 수는 없습니다. 내부 소통은 사업의 성공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곤 합니다.
슬랙은 기술로 내부소통을 혁신했습니다. 빠르면서도 프라이버시 유지를 적절히 혼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외부 프로그램, 그리고 직접 만든 봇과도 협업할 수 있게 했지요. 그리고 메시지의 필요에 따라 때로는 일대일로, 때로는 팀끼리, 때로는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메시징 앱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차이가 발생하곤 합니다. 슬랙은 ‘내부 소통’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면서 이 부분을 혁신했습니다. 프리랜서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슬랙을 통해 소통을 혁신하는 이유입니다. 기업 내부를 혁신시키는 서비스, 슬랙이었습니다.
김은우 아이엠스쿨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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