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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 여파' 영업정지에 구조조정한 딜로이트안진 '피바람' 또 부나

앞서 진행된 구조조정 '숫자만 맞췄다' 불만…글로벌 딜로이트에서도 추가 요구설

2017.11.15(Wed) 16:59:50

[비즈한국]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여파로 3월 신규 영업정지에 이어 고위 임원급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7월부터 체질개선을 위해 진행된 구조조정이 마무리됐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연차 임원들이 섞여 있어 “숫자만 채웠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차원의 2차 구조조정’도 예상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단행한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회사를 떠난 임원들이 적지 않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화살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안진)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2차 구조조정에 대한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로 부침을 겪었던 안진은 올해 7월 태스크포스(TF) 형태의 구조조정위원회를 출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홍종성 안진 부대표(재무자문총괄)가 직접 나섰고, 지난 5월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이정희 대표의 직속 조직으로 운영됐다. 

 

구조조정 대상은 수주 등 영업활동과 회사경영 전반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지닌 파트너급(고위급 임원)들이었다. 구조조정위원회 출범 후 최근까지 감사본부 등에서 48명이 해고통보를 받았다. 회사 지분에 출자한 파트너급 140명 중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파트너가 퇴사 위로금 수준에 대해 협상을 벌이거나 퇴사를 거부하기도 했지만, 안진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퇴사 수순을 밟았다. 

 

안진은 당초 계획했던 구조조정을 거의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지만 내부 시각은 다르다. 회사를 떠난 파트너급 가운데 1, 2년차가 섞여있어 “숫자만 맞춘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안진의 다른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구조조정은 인적쇄신과 조직재정비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내실은 적다는 게 공통적인 내부 시각”이라고 평했다.

 

안진의 경영 주도권을 쥔 딜로이트 미국 본사(글로벌) 측도 이번 구조조정을 만족스럽게 생각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딜로이트는 올해 3월 금융당국이 안진에 ‘신규 영업정지 1년’ 중징계를 내리자 재정적 지원에 나섰다. 징계에 따른 감사보수 감소 등을 대비해 2000만 달러(약 222억 원)를 우선 지원하고 추가지원도 약속했다. 

 

공인회계사법에 따르면 외국공인회계사의 국내 회계법인 지분 참여는 금지되지만 자본금 총액 2분의 1 이내에서 출자할 수 있다. 지분을 보유하지 못해도 자금을 투입해 자본을 늘려줄 수 있다는 뜻이다. 딜로이트는 이 같은 방식으로 안진에 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경영권을 유지하고, 이 과정에서 안진 측에 구조조정 등 경영 제안도 일부 내놨으며 이정희 대표도 이를 받아들여 CEO 선임 과정에서 구조조정 등을 공약 사항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의 안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안진은 매출에 비해 파트너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글로벌(딜로이트) 측에서 이를 개선하려고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구조조정에도 일부 제안을 내놨는데, 생각했던 리스트와 목표 수치가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 글로벌 차원의 2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무자급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안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회계법인은 다른 부분이 부족하더라도 영업성과가 높거나 인맥이 많아 매출 기여도가 높으면 살아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문가 조직이라는 특성상 이제는 영업성과만으로 버티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같은 사례는 또 나올 수 있다. 실무자급도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업무를 총괄하고 지시를 내리는 위(고위급 임원)로 시선이 옮겨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즈한국’은 안진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틀에 걸쳐 언론담당자와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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