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0만 마리. 한 해 버려지는 동물의 숫자다. 동물병원과 강아지공장 등에서 동물을 쉽게 데려오는 만큼 쉽게 버리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의 불법 강아지공장이 처벌받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반려인 1000만 시대의 그림자다.
4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개 물림 사고가 늘어난 비율이다. 245건이 접수된 2011년에 비해 2016년에 1019건이 접수돼 4배가량 늘었다. 가족이 키우는 강아지에 물려 여아가 사망한 사건도 있다. 맹견피해방지법이 발의됐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유명한 식당의 사장이 한 연예인의 개에 물린 이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언론 취재 결과, 그 개는 과거에도 사람을 문 전적이 있었다. 강아지 종류는 프렌치 불독이다. 초기 프렌치 불독은 소와 개가 싸우는 불 베이팅을 위한 투견이었다. 산업혁명 시기 불 베이팅은 금지됐고 프렌치 불독은 테리어와 퍼그의 교접으로 공동주택에 기르기 적합한 견종이 됐다. 인간에게 등 떠밀려 소와 싸우다가 인간의 욕심으로 반려견이 된 셈이다.
사망 사건 후 해당 개를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사람을 문 전적으로 보아 개선 여지가 없을 것이기에 나온 주장이다. 현대의 반려견은 공동주택에 살게끔 개량됐지만 자기 영역이 침범당하거나 자기보다 약자라 느끼면 공격 본능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반려견 선진국인 독일도 맹견에게 공격성 테스트를 통해 안락사 여부를 검사하고 시행한다.
하지만 문제견에 대한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문제 일으킨 개를 처벌한다고 해서 모든 강아지가 교화되지 않는다. 결국, 모든 문제는 사람에게 있다. 10만 개의 생명을 버리는 것도 사람이고, 맹견을 훈육하지 않고 키우는 것도 사람이다.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놀아야 할 개를 개량시켜 도시로 데려온 것도 사람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 먼저다. 나쁜 반려견은 없고 나쁜 견주만 있다. 약이 나쁜 게 아니라 약의 오남용이 나쁘듯이 말이다.
반려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캐나다, 미국, 독일은 사람을 문 개를 처벌하지 않고 개의 주인을 처벌한다. 미국 오하이오의 톨레도는 개 주인에게 사육교육을 강제하고 관련 조례를 어길 시 4년 동안 어떤 동물의 소유도 금지한다. 현재 한국은 반려동물 등록제를 의무화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등록하지 않아도 큰 처벌이 없기 때문이다. 반려인 교육에 관한 의무규정은 없다.
언론진흥재단은 미디어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판독능력)를 교육하고 있다. 1000만 반려인 시대에 걸맞은 반려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반려동물 관련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활용하는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1000만 반려인 시대, ‘펫 금융’ ‘펫코노미’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반려동물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은 없다.
배설물을 처리하지 않거나 맹견을 훈육하지 않고 목줄 없이 산책시키는 등 예절을 알지 못하는 견주가 많다. 반려동물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반려인에 대한 교육이 먼저다. 모든 문제는 사람이 일으키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반려동물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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