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공유차 업체인 그린카와 깜짝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10월 17일부터 12월 16일까지 2개월간 현대차의 전략차종인 코나의 무료 시승행사를 여는데, 그린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시승 신청을 받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9월 6일 자사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딜카’를, 기아차는 8월 11일 ‘위블’을 각각 선보였다.
해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크루브’를, 폴크스바겐은 ‘모이아’를 론칭했다. 다임러는 공유차 업체인 플링스를 인수해 공유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들은 어째서 공유차 시장에 뛰어드는 걸까.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2~3년 전부터 몰아닥친 자동차판매 감소에 고민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신차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차는 구입하는 게 아니라 빌려 쓰는 제품이라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운전자 1000명을 상대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49.3%가 ‘자동차 구입비 절감(복수응답결과)’라고 답했다. 자동차 구매층이 일반 소비자에서 공유차업체로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공유차시장 규모가 2030년 2850억 달러(약 318조 원)로 지금보다 8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이나 중고차업체들도 공유차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SK렌터카의 경우 제주에서 쏘울EV와 레이EV로 공유차사업을 시험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며 “렌터카시장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하면 공유차 산업도 무시 못 할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측면에서 공유차서비스를 시행하는 측면도 있다. 공유차 이용자를 잠재고객으로 확보해 차량 판매를 늘린다는 계산이다. 그린카 이용자 중 20대 비중은 73%다.
현대차는 공유차서비스를 통해 국내 젊은 층의 부정적인 여론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더불어 젊은 소비층의 기호와 소비패턴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BMW가 중국 선양에서 소형 해치백 1시리즈 1500대를 공유차로 공급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BMW는 1시리즈에 차량 와이파이와 지문·안면인식 시스템, 음주측정장치, 위치정보시스템 등을 장착해 운전자 편의를 높이고 신기술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개인차 판매가 부진한 자동차업계가 법인차 판매를 늘리려는 고육책인 측면도 있다.
지난해 국내에 새로 등록된 승용차 153만 3820대 가운데 법인차는 37만 1198대에 달했다. 전년(35만 6626대)보다 4.1% 증가하는 등 상승 추세다. 전체 승용차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에 달한다. 최근에는 법인차를 구입하기보다는 렌터카 업체 등으로부터 빌려서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등 법인차는 니치(틈새)마켓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고가 외제차의 법인차 등록을 제한하기 위해 비용 상한선 신설과 운행일지 작성 등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에 포스코나 코오롱 등 기업들이 법인용 차량을 구입하지 않고 공유차를 회사차로 사용하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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