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사기 규모만 1조 원대, 1만 2000여 명의 피해자를 낳은 다단계 금융 사기사건 IDS홀딩스 피해자들이 “사건을 키운 데에는 검찰의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왜 그런 걸까.
먼저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2015년 9월 25일 672억 원의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성훈 대표는 불구속 상태에서 IDS홀딩스를 이끌면서 재판을 받는 2년여 동안 1만 2000여 명의 피해자들에게 1조 원대의 사기를 더 저질렀다. 재판 기간 동안 검찰의 추가 수사나 공범자들에 대한 추가기소는 전혀 없었다.
2016년 9월 검찰이 김성훈 대표를 1조 원대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올 2월 김 대표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 2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3심 재판을 받고 있다.
IDS홀딩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당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담당 이근수 서울중앙지검 첨단수사2부장검사를 직무유기혐의로 고발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과 1000여 번 통화를 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다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이영렬 지검장은 올 6월 김영란법 위반혐의로 직권면직됐고 이근수 부장검사도 올해 7월 검찰인사에서 수원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정의연대 등은 올해 5월 이 전 지검장과 이 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다시 고발했고 현재 이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수사중이다. 또한 IDS홀딩스 피해자들은 검찰에 계속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IDS홀딩스피해자모임 등은 검찰의 무능함을 질타한다. 김성훈 대표는 총 1억 6500만 홍콩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236억 원)를 홍콩 법인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은닉했고 홍콩법인은 7800만 홍콩 달러를 인도네시아에, 2000만 홍콩 달러를 케이먼 군도로 다시 이전했다. 현재 6170만 홍콩달러(88억 원)의 잔고가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러한 범죄수익금에 대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밝혀낸 것이지 한국 검찰은 밝혀내지 못했다.
올 10월엔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구속됐다. 윤 아무개 전 경위 등에 대한 인사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유 아무개 IDS홀딩스 회장(IDS홀딩스 내부에선 ‘류’ 씨로 표기)로부터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실 김 아무개 보좌관을 통해 3000만 원 금품을 받은 혐의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 이민석 변호사(검사 출신)은 “유 회장은 지난 해 김성훈 대표와 함께 사기의 공범으로 구속돼야 했다. 유 씨는 IDS홀딩스 회장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전방위로비를 한 브로커로, 지금 드러난 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며 “1조 원대 사기의 배후에는 법조인, 정치인, 공무원이 더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동부지법원 형사2단독 재판부에서 지난 10월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IDS홀딩스 남 아무개 관리이사를 포함해 주요 모집책 15명에 징역 5~12년형을 각각 구형했다.
구체적으로 남 아무개 씨 징역 12년형. 진 아무개 씨 징역 12년형, 박 아무개 씨 징역 10년형, 백 아무개 씨 징역 8년형, 김 아무개 씨 징역 7년형, 우 아무개 씨 징역 7년형, 박 아우개 씨 징역 7년형, 김 아무개 씨 징역 7년형, 유 아무개 씨 징역 6년형, 김 아무개 싸 징역 6년형, 전 아무개 씨 징역 6년형, 구 아무개 씨 징역 6년형, 강 아무개 씨 징역 6년형, 강 아무개 씨 징역 6년형, 김 아무개 씨 징역 6년형, 유 아무개 씨 징역 5년형이다.
이에 대해 IDS홀딩스피해자모임연합회 등은 죄질에 비해 너무나 경미한 구형이라고 지적했다. IDS홀딩스피해자모임연합회 관계자는 “IDS홀딩스 주요 공법들은 적게는 수백억 원대, 많게는 수천억 원대 사기를 쳤던 사람들이다. 증거가 명백함에도 조직적 사기범들에게 검찰은 고작 5년에서 12년을 구형했다”며 “피해자 중에는 철거민 노점상 등의 사회적 약자들도 많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35명이 실의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검찰의 구형은 너무 가볍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DS홀딩스피해자모임 등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다. 검찰이 조희팔급 사기사건인 IDS홀딩스 사건에 대해 2년 동안 수수방관해 왔을 뿐만 아니라 배후세력이 개입된 사실을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했다. 이런 행태는 즉각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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