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3분기(1~9월) 기준 수입차 법인 판매는 2015년 7만 1016대에서 2016년 5만 9520대로 줄었다가 올해 6만 956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개인+법인) 수입차 판매도 2015년 17만 9120대에서 2016년 16만 5189대로 줄었다가 올해 17만 3561대로 늘었다.
특히 법인 판매 중 7000만~1억 원대 수입차가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1~3분기 기준으로 2015년 1만 6636대 판매됐던 해당 가격대 수입차는 2016년 1만 3995대로 15.9% 감소했으나, 올해 1만 7925대로 28.1% 증가했다.
개인 판매된 수입차 또한 7000만~1억 원대 가격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1~3분기 기준 2015년 개인 판매 수입차는 1만 2185대에서 2016년 1만 5253대, 2017년 2만 1567대로 올해 41.4%의 신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1억 원 이상 고가 차량의 법인 판매도 2015년 1만 3714대에서 2016년 1만 1472대로 줄었다가 올해 1만 1972대로 4.4% 늘었다. 1억 원 이상 차량의 개인 판매도 2015년 3544대에서 2016년 4132대, 2017년 5222대로 증가했다.
# 표준운행기록부, 출발지·도착지 정보 없어 ‘무용지물’
개정된 법률안에 따르면 사업용 차량의 비용 처리는 연 1000만 원을 기본공제하며, 이후 비용 처리는 운행기록부를 작성해야 인정한다. 그러나 허술한 운행기록부 양식 때문에 사업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것을 적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세청 표준운행기록부의 기재 항목은 ①차종 ②자동차등록번호 ③사용일자 ④사용자 ⑤주행 전 계기판의 거리 ⑥주행 후 계기판의 거리 ⑦주행거리 ⑧업무용 사용거리-출·퇴근용 ⑨업무용 사용거리-일반 업무용 ⑩사업연도 총주행 거리 ⑪사업연도 업무용 사용거리 ⑫업무사용비율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표준운행기록부에는 구체적인 업무 내용, 목적지, 운행 시 부과된 통행료 등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만한 항목은 없기 때문에 표준운행기록부만으로는 허위 기재와 탈세를 가려낼 수 없다. 주말에 장거리 운행을 하더라도 개인 휴가를 위한 것인지, 업무용 출장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미국의 운행기록부 양식과 비교하면 국내 표준운행기록부의 부실함이 뚜렷이 드러난다. 미국연방국세청(IRS) 세금간행물에 고시된 업무용 차량 운행기록 양식에는 △운행일 △도착지 △사용목적 △출발 시 누적주행거리 △도착 시 누적주행거리 △운행거리 △유지비 지출액(유류비 통행료 등) △주간합계 △연초부터 현재까지의 합계 등 9개 항목의 기재사항이 있다. 과세당국의 의지가 있다면 고속도로 CCTV 등으로 허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운행기록부에 기재돼 있다.
# 국세청 “제도 정착이 먼저, 부족한 부분은 추후 개선”
사업용으로 차량을 구매하면 감가상각과 운행비를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사업용 차량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줄곧 지속됐다. 특히 1억 원 넘는 수입차를 업무용으로 구매해 개인적으로 사용할 경우 탈세금액이 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2016년부터 적용된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은 사업용 차량에 대해 1000만 원의 비용을 인정해 주고 1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면 인정해 주기로 했다. 또한 비용인정을 위해서는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사업주의 가족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가족을 회사 직원으로 등록하면 운행 가능하다.
2016년 법인세 및 소득세 신고 및 과세가 올해 초 끝나 국세청이 제시한 표준운행기록부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고가 수입차의 법인 판매가 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미비한 부분이 있다는 점은 안다. 기존에 없던 제도를 처음 시행하는 것이다 보니 제도 정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과세 집행기관 입장에서 더 많은 정보를 취득하면 과세에 유리하겠지만,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꼭 필요한 정보는 확보하고 부족한 부분은 추후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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