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순실 씨(61)의 전 남편 정윤회 씨(62)는 2015년 9월 서울 생활을 접고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으로 내려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부와 권력을 누렸던 그가 돌연 시골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높은 빌딩도, 넓은 단독주택도 아닌 일반 서민아파트에 살고 있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부부 관계였던 전 부인 최순실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고, 딸 정유라 씨(25)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누구보다 복잡한 심경으로 지내고 있을 그를 지난 25일 ‘비즈한국’이 직접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지내고 있나.
“젊었을 때부터 강원도에 내려와 살고 싶었다. 2년 전 늦은 나이에 서울 생활을 완전히 접고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으로 내려왔다. 시골마을에서 사는 사람답게 조용히 지내고 있다. 여생을 이곳에서 지내고 싶다. 다시 서울로 올라갈 일은 없을 것이다.”
―서울서 살다 시골로 내려오면 심심할 법도 한데.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심심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적응했다. 시골사람이 다 됐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생겼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지낸다. 요즘에는 일이 생겨 바쁘게 지낸다.”
―18평형 아파트에 산다. 좁은 집이라 답답하지는 않은가.
“처음 강원도로 내려와 전세로 들어왔을 때부터 혼자 살기에 충분히 넓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그 생각은 유효하다. 단 한 번도 좁다거나 답답하다고 느껴보지 못했다. 혼자 사는 데 더 넓은 집이 왜 필요한가.”
정윤회 씨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년간 횡성군 둔내면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았다. 전세 보증금은 6000만 원이었으며, 전세 계약은 9월 17일 만료됐다. 전세 계약이 만료되기 10일 전인 9월 7일 정윤회 씨는 동일한 규모(58.189㎡, 약 18평)의 같은 동 아파트를 매입했고, 최근 이곳으로 이사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나온 구매가격은 7200만 원이었다.
―지난해 매입한 목장부지에 가보니 벌목이 한창이더라.
“서울생활을 정리해 마련한 돈으로 목장부지를 매입했다. 부지에 나무가 많아 벌목에 들어갔다. 벌목이 완료되면 터를 닦고, 목장을 지을 계획이다. 내년이면 소가 됐든, 말이 됐든 목장을 운영하지 않을까.”
―딸 정유라 씨를 위해 목장부지를 샀다는 보도가 있었다.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노후 대책을 위해 매입했고, 직접 목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말목장을 운영하더라도 유라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정 씨는 2015년 8월 둔내면 삽교리의 목장용지 9만㎡(약 2만 7225평)와 임야 10만 2397㎡를 임의경매를 통해 7억 6000만 원에 낙찰 받았고, 2015년 10월 전 4만 7702㎡(1만 4430평)를 8500만 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또 이듬해 6월 전 9필지 2만 482㎡(6196평)와 대 202㎡(61평)를 2억 6500만 원에 매입했다. 정윤회 씨는 총 면적 26만 783㎡(7만 8887평)의 부지에 목장을 지을 예정이며, 현재 벌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딸 정유라 씨와 자주 만나나.
“한 달에 두세 차례 전화통화만 한다. 지난 1년간 내가 서울로 찾아가지도 않았고, 유라도 강원도로 내려오지 않았다. 유라는 아들과 함께 서울집에서 지낸다. 갈 곳도 없고, 받아줄 곳도 없어 집안에만 있다. 많이 힘들어한다.”
―횡성 아파트에서 정유라 씨를 봤다는 주민이 있다. 함께 산다는 소문도 있다.
“아니다. 유라는 서울집에서 지내고 있다. 앞서 말했듯 유라는 강원도로 내려온 적도 없고,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미승빌딩에 찾아가 유라를 접촉해 보면 확인될 일 아닌가. 강원도에는 나 혼자 산다.”
정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한 주민은 정유라 씨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비즈한국’에 전했다. 지난 9월 정 씨가 같은 동의 아파트로 이사한 뒤 정유라 씨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는 것이다. 목격자가 정유라 씨에게 “이사 오셨나 봐요?”라고 말을 건네자, 정유라 씨는 “시끄럽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윤회 씨는 이 목격자의 증언이 사실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전 부인이었던 최순실 씨가 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심경이 어떤가.
“이혼하고 나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다. 최순실 씨와는 이혼했고, 이제는 남보다 못한 사이다. 나와 무관한 사람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최순실 씨를 만나러 교도소 면회를 갈 계획은 없나.
“단 한 번도 면회를 가지 않았고, 앞으로도 갈 생각이 없다. 내가 그녀를 면회할 일이 뭐 있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그녀는 이제 남이다. 그녀와 관련된 질문은 실례이니 더 이상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가.
“기자의 물음에 솔직하게 답하긴 했지만, 기사를 쓰지 않으면 좋겠다. 내 이름과 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 조용하게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괴로운 일이다. 근황을 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기자들이 자꾸 찾아오는지 모르겠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
[단독] 재산동결된 '최순실 빌딩', 세입자 받는 등 재산권 여전히 행사
·
IDS홀딩스로부터 3억 입금 정황 변웅전, 검찰 '피해자 예우' 논란
·
[응급실에서] '최시원 개 사건' 혐오만 낳는 혐오는 이제 그만
· [김대영의 밀덕]
문재인 효과? 최다 관람객 기록한 '서울 아덱스 2017'
·
차은택, 횡령액 갚으려 횡령한 회사에서 돈 빌린 정황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