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신입사원 채용 비리를 비판하며 청렴경영을 주장했던 함승희 현 강원랜드 사장이 자신의 사조직 ‘포럼오래’ 회원들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 일선을 담당하는 집행임원은 물론 임원 면접을 진행하는 면접관 역시 포럼오래 회원 출신이 포진한 까닭에서다.
지난 2월 강원랜드는 집행임원 5명을 선임했다. 평균 11:1의 경쟁률이었던 집행임원 선임은 서류전형을 거쳐 외부평가위원 2명과 내부 평가위원 1명이 참여한 평가단의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
선임된 집행임원은 기획본부장, 카지노본부장, 리조트본부장, IT실장, 시설관리실장이다. 재선임 된 카지노본부장과 시설관리실장은 2순위로 추천됐지만 최종 임원으로 선발됐다. 공교롭게도 기획본부장, 카지노본부장, 시설관리실장 모두 포럼오래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럼오래는 함승희 사장이 2008년 설립한 사조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포럼 행사에 종종 참석하기도 해 친박 외곽 지원 단체로 알려져 있다.
강원랜드는 2순위로 추천됐지만 최종 선발된 임원은 카지노본부장과 시설관리실장이라고 밝혔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들이 2순위로 추천된 것은 맞지만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며 특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장학도 기획본부장은 하이원추추파크 사장 출신으로 임명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강원랜드 기획본부장 자리를 꿰찼다. 당시 강원랜드 측은 “(장학도 전 사장은) 경영상태가 어렵던 하이원추추파크에 강도 높은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인 점과 강원랜드 설립 목적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이원추추파크는 강원랜드 자회사로 2010년 설립 후 750억 원을 출자 받았으나 매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장학도 사장이 취임한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하이원추추파크의 적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2016년 당기순손실은 140억 원을 기록해 장학도 사장 취임 전인 2015년보다 손실 폭이 오히려 3배 이상 커졌다.
함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15년 하반기 강원랜드의 집행임원(본부장, 상무) 면접 절차를 변경했다. 본부장과 상무 등 임원을 뽑는 집행임원 면접에는 사장을 제외한 부사장과 외부 전문위원 2명이 면접관으로 들어간다. 내부 임원을 선정하는 면접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면접위원을 면접관으로 참여시킨 것.
그런데 외부 전무위원 역시 포럼오래 회원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이뤄진 집행임원 면접에는 A 씨가 외부위원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포럼오래 4분과 위원장이었던 A 씨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외교통상부, 국방부 등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A 씨는 전 직장인 한 금융공기업에서 사장을 맡고 있다가 특혜 채용의혹에 휩싸여 자진 사임한 바 있다.
강원랜드 외부 면접위원 선정은 부사장이 일임한다. 강원랜드 측은 “외부위원 풀에서 사회적 명망이나 역량이 뛰어난 분을 강원랜드 부사장이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 사정에 정통한 인사는 “A 씨는 임원 면접뿐만 아니라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도 면접관으로 참여한다”며 “임원으로 채용된 사람들이 포럼오래 출신인 것도 문제지만 임원 면접관 역시 포럼오래 출신인 것이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임원 면접에 들어가는 외부위원은 다음에 다시 면접관으로 채용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대외비”라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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