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IDS홀딩스 금융다단계 사기사건과 관련해 로비스트이자 실세인 류 아무개 회장(61)이 구속 기소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아우르는 배후세력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진다(관련기사 [비즈한국 근성추적] IDS홀딩스 실세 구속, '대형 게이트' 터지나).
이런 가운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유사한 성격의 사건이지만 사기 규모만 1조 원을 넘는 IDS홀딩스에 비해 1000억 원대에 그친 HM월드에 대한 사법당국의 잣대가 형평성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울러 IDS홀딩스의 주요 모집책들이 HM월드로 자리를 옮겨 중책을 맡아 활동하면서 HM월드의 사기행각에 일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면 월 1~10%배당금을 주고 1년 내 원금 상환 조건으로 1만 2706명으로부터 1조 960억 원을 가로챘다.
FX마진거래 상품이란 통화 간 환율 변동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으로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의 투기성이 강한 상품이다. HM월드는 IDS홀딩스와 동일한 FX마진거래 방식을 동원해 사기행각을 벌였다.
HM월드는 뉴질랜드 소재 외환선물거래 회사 솔포렉스(Solforex)란 회사에 2014년 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FX마진거래에 투자하면 원금 보장과 월 2.5% 배당금을 주고 3097명으로부터 1660억 원을 챙겼다. HM월드는 사명을 HM인베스트에서 HM파이낸스대부로 바꾸었다.
사기 규모만 놓고 보면 IDS홀딩스는 HM월드에 6.6배에 달한다. 하지만 두 사건을 드러난 사법부의 형량을 보면 IDS홀딩스에 지극히 관대하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47)는 2014년 9월에도 IDS홀딩스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672억 원을 가로챈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2016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회사 대표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IDS홀딩스의 사기 행각은 계속돼 1조 원을 더 모집했다.
반면 김 아무개 HM월드 대표(41), 자금관리자 정 아무개 씨(45)는 김성훈 대표와 같은 사기와 유사수신혐의로 기소됐으나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김 대표와 정 씨는 대법원으로부터 올해 7월 징역 14년형을 확정받았다.
유 아무개 솔포렉스 대표(43)는 베트남으로 도주했다가 지난해 4분기 검거돼 사기와 유사수신혐의로 구속기소, 1심에서 징역 14년형을 선고받았다. 유 대표는 오는 26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1조 원대 사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9월에야 구속기소됐고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올해 9월 2심에서 징역 15년형으로 형량이 늘었다.
이민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IDS홀딩스 사건에 대해 검찰은 2014년 9월 김성훈 대표를 불구속기소하면서 지난해 9월 그를 구속기소할 때까지 2년간이나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을 방치했다”며 “반면 검찰과 법원은 HM월드 사건 주범에 대해선 처음부터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했다. 형평성 논란이 안 생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불법금융 추방 전문 카페인 백두산카페, HM월드 피해자 모임 카페에 따르면 HM월드 조직은 본부장, 지점장, 모집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HM월드는 영업조직망으로 퀀텀인베스트라는 회사를 동원했는데 퀀텀인베스트의 대표(본부장급)가 전직 IDS홀딩스 지점장과 본부장 출신인 최 아무개 씨, 김 아무개 씨다. 최 대표와 김 대표는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2014년 연말 쯤 HM월드로 자리를 옮겼다.
최 대표와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유사수신행위 혐으로 불구속 기소됐고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두 사람처럼 IDS홀딩스 모집책 출신으로 같은 시기 HM월드로 옮긴 김 아무개 본부장은 유사수신혐의로 기소돼 올해 4월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확정 받았다.
IDS홀딩스 피해자모임 관계자는 “법원은 1000억 원대 범죄자에 대해선 징역 14년 형을 선고했고 1조 원대 사기꾼에 대해서는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가 피해자들이 반발하자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나오는 이유다”라며 “IDS홀딩스를 비호하는 배후세력들이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 할 수 있고 IDS홀딩스에서 모집책으로 사기에 가담했던 자들이 다른 사기 집단에서 또 사기를 치고 있다. 엄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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