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화제다. 위안부 피해자를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그려내 의외의 선전 중이다. 위안부 관련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귀향’이 있고, 매해 8월 관련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 매주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가 열린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또 하나 입을 닫은 단체가 있다. 바로 군대다. 대한의 건아라면 당당하게 군대에 오라고 떠들지만, 훈련소에서 군인이 유탄을 맞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선 침묵한다. 침묵을 깨고 나온 말은 진실이 아닌 거짓이었다. 사건 초기 도비탄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말했지만, 알고 보니 유탄이었다.
선임의 구타로 인해 사망한 윤일병 사건에서도 군대는 같은 모습을 보였다. 윤일병의 부모는 책임을 지라고 소리쳤지만, 군대에서 돌아온 이야기는 “용서만이 힐링”이라는 말 같지 않은 말이었다.
한국이 마냥 피해자는 아니다. 한국군은 베트남전에 참전해 민간인 학살에 동조했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도, 라이따이한과 코피노는 한국이 외면하지 말아야 할 문제다. 그러나 부모를 찾아온 아이에게 남성들은 욕설과 외면으로 응수했다. 한국인으로서 하지 못할 행동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하지 못할 일이다.
침묵은 권력이다. 문제를 외면하는 일은 권력자만 가능하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이제 피해자도 말할 수 있다고 한다. 현실에서 피해자는 이미 끝없이 소리치고 있다. 매주 수요집회가 치러지고, 군 의문사 해결위원회가 구성됐다. 코피노 부모 찾기 캠페인도 진행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 침묵하고, 군대는 의문사를 외면한다. 한국은 베트남전 학살과 코피노 문제에 일언반구 하지 않는다. 우리는 피해자가 입을 열기 바라지 말고 가해자가 말하길 바라야 한다. 죽을 것 같아 애끓는 심정으로 소리치는 피해자에게 이제라도 가해자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내년은 한국군이 저지른 하미 마을 학살 50주기다. 우리 모두 플리즈, 스피크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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