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속 수감 중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지난 4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아프리카픽쳐스’로부터 9억 원의 담보대출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대출 이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차 전 단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문화계에서 전횡을 일삼고 수억 원대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수감 중이다.
차 전 단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로부터 9억 원을 담보대출 받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은 지상 4층~지하 3층 규모로, 시세 70억~80억 원선으로 알려진다. 이 건물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해 11월 차 전 단장이 귀국 전 급매물로 내놨다고 보도된 건물이다. 차 전 단장은 2015년 12월 24일 해당 건물의 일반건축물대장에 소유자로 등록됐으며, 지난해 1월 5일 등기부등본에도 소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등기 완료 사흘 뒤인 1월 8일 중소기업은행은 이 건물에 대해 28억 2000만 원을 근저당 설정했다. 통상 은행이 대출의 120%를 담보로 잡는 것을 감안하면 대출금은 23억 5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중소기업은행은 또 한 건의 대출에 대한 근저당(22억 8000만 원)을 설정했다. 눈여겨볼 점은 채무자가 차 전 단장이 아닌 아프리카픽쳐스로 된 것이다. 아프리카픽쳐스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차 전 단장이 자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다.
한편 ‘비즈한국’은 13일 해당 건물의 등기부등본에서 차 전 단장이 아프리카픽쳐스로부터 9억 원 상당의 돈을 빌렸음을 확인했다. 4월 28일 추가된 9억 원의 근저당권 설정의 채무자는 ‘차은택’이었으며, 근저당권자는 ‘주식회사아프리카픽쳐스’로 기재돼 있다. 차 전 단장이 본인 소유 건물을 담보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로부터 9억 원 가량을 대출받은 셈이다.
아프리카픽쳐스는 차 전 단장이 설립한 광고제작업체다. 차 전 단장은 아프리카픽쳐스의 대표이사로 10년간 약 2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애초 차 전 단장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아프리카픽쳐스 회삿돈 1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적용했고, 차 전 단장 또한 지난해 12월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이를 시인했다. 차 전 단장은 “개인 유용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며 “횡령은 11년간 부모님 용돈을 드리려 차명으로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횡령액이 20억 원이라는 것을 밝혀내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에 차 전 단장은 지난 4월 1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경영자로서 무지함에서 온 실수였다. 변제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자금 횡령 혐의를 시인했다.
4월 12일 결심공판을 기준으로 차 전 단장은 공판 전 당초 검찰이 적용한 횡령액 10억 원을 갚았으나, 추가로 밝혀진 10억 원에 대해서는 갚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황상 4월 28일 차 전 단장이 아프리카픽쳐스로부터 빌린 9억여 원은 나머지 10억 원의 횡령액을 갚기 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픽쳐스 관계자는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윗선에 전달한 뒤 연락하겠다"고 답했으나, 이후 답변을 주지 않았다.
차 전 단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이르면 10월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지난 5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차 전 단장에 대해 먼저 선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차 전 단장에 대한 선고를 박 전 대통령 선고와 함께 진행하기 위해 연기한 바 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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