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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북한 도발 가능성, 국제 경제연구기관들의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세계은행 '전쟁 시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태평양 국가들까지 타격' 등 분석 쏟아져

2017.10.07(Sat) 09:52:56

[비즈한국] 북한이 추석 연휴가 끝나는 10일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대한 국제 경제연구기관들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반도에서 군사적 분쟁이 일어날 경우 세계 각국에 미칠 경제적 악영향에 대한 국제 경제연구기관들의 분석이 쏟아지는 등 북한 리스크(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압박이 강화된 상황에 북한이 10일 도발로 대응할 경우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내수 부진 속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리스크 불식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경제연구기관들의 우려 섞인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월 28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는 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미국 금융계 핵심 인사 200여 명과 만나 북한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온 힘을 쏟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튼튼한 경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도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북한 리스크 해소와 함께 한국에 대한 투자 유치에 집중했다. 

 

문 대통령 방미를 수행했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를 잇따라 방문해 북한 문제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히려 애를 썼다. 하지만 북한이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추가 도발을 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문 대통령의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이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인 데다 미국 국경일인 콜롬버스 데이(미국 시간 9일)라는 점에서 북한 도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날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을 앞두고 북한 리스크가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분석한 보고서가 줄줄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은행(WB)은 4일 ‘동아시아·태평양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반도 분쟁 가능성을 동아태 지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WB는 “한반도 분쟁 악화는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지역(한반도)은 세계 물류와 생산품 공급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긴장 고조는 세계 무역 흐름과 경제적 활동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등) 동아태 국가들은 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 금리 상승 등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물류 수송 보험료 상승과 세계 상품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WB가 공식적인 보고서에 북한 리스크를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무디스도 한반도에서 군사적 분쟁 발생 시 한국이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베트남과 일본 등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무디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한반도 분쟁 시 한국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은 명백하다”고 규정한 뒤 “베트남과 일본도 커다란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투자에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베트남은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의 생산공장 역할을 하고 있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포인트(p) 떨어질 때마다 베트남 GDP도 0.7~1.0%p씩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일본은 한반도 분쟁 시 북한의 직접 공격을 받아 산업 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또 “한국은 세계 무역에서 핵심지역”이라며 “한반도 분쟁이 장기화되면 말레이시아와 홍콩, 싱가포르 경제도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경제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9월 말 ‘세계 거시 경제 주제와 자산 전망’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북한 문제를 미국 기준금리 정책 실패와 함께 세계 경제 2대 하향 위험 요소로 뽑았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 두 가지 위험이 현실화 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18년에 1%p, 2019년에 0.4%p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영국 경제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최소한 세계 GDP가 1% 감소할 것”이라며 “한국 GDP는 50%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한국의 GDP는 전쟁 피해로 86%가 감소했다. 

 

다만 이들 기관들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한반도 분쟁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위험 요소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한반도에서의 현재 긴장 상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B 역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성 증대를 지적하면서도 군사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북한 리스크에 대한 국제 경제연구기관들의 우려는 항상 있었지만 최근 1~2주 사이에 한반도 분쟁을 상정한 보고서가 쏟아진 것 같은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생산·투자·소비 등 내수 3대 지표가 나쁜 상황에 북한 리스크까지 부각되면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3% 성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우려를 줄이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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