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구현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구닥(Gudak)’을 개발한 스쿠루바가 최근 캔디 카메라(회사명 JP브라더스)에서 출시한 카메라 앱 ‘스냅킼’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스냅킼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스크루바가 지난 7월 공식 출시한 ‘구닥’은 일회용 필름카메라의 특성을 재현한 카메라 앱이다. 작은 화면으로 한 번에 24장만을 촬영할 수 있고, 촬영한 사진을 3일 뒤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불편함을 과거 사진관에서 필름을 인화하던 ‘감성’으로 옮겨낸 구닥은 출시 직후 SNS에서 인기를 얻으며 앱 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JP브라더스의 앱 ‘스냅킼’ 또한 ‘구닥’과 같은 일회용 필름카메라의 특성을 활용했다. 사진을 확인하려면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앱의 디자인부터 제한된 촬영 횟수, 작은 화면까지 모든 특징이 유사하다.
구닥 측은 지난 1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2012년 설립돼 한국 스타트업 그중에서도 카메라 앱 시장의 선도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업체가 기 보유한 개발인력을 통해 신생 업체의 제품을 카피캣하는 것에 실망스럽다”며 “법률검토를 진행한 결과 JP브라더스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및 관련 법 위반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 JP브라더스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법률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글이 게재되자 누리꾼들은 “더 이상 캔디카메라를 쓰지 않겠다” “캔디카메라가 요즘 카피캣처럼 콘셉트를 표절해 타사를 무너뜨린다”며 JP브라더스의 행태를 비난했다. “(구닥이) 안드로이드 버전을 빨리 출시했으면 좋겠다”는 글도 있었다. 구닥이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하지 않은 사이 JP브라더스에서 유사한 앱 ‘스냅킼’을 출시해 사용자들이 ‘구닥’의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JP브라더스 측은 같은 날 캔디카메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구닥뿐만 아니라 일회용 카메라를 오마주한 여러 앱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기획요소이며, 일회용 카메라를 실제로 사용하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참고하게 됐다”며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보편적인 앱의 형태임에도 불구, 법적인 조치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논란이 일어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악의적 비방이나 도 넘은 여론몰이가 아니라 일회용 카메라의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스마트폰 유저에게 줄 수 있는 건설적인 노력과 대화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JP브라더스의 입장문을 확인한 누리꾼들은 더 거센 비판을 가했다. 입장문에서 표절에 대한 해명보다는 ‘구닥’ 전에도 이미 전례가 있다는 점만을 설명하고, 비판과 지적에 대해 ‘악의적 비방이나 도 넘은 여론몰이’로 치부했다는 비판이다.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JP브라더스 측은 2일 다시 사과문을 게재하고 “기존의 선도적 상품과 유사한 점이 포함돼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분이 지적해주셨던 말씀들 뼈저리게 통감한다”며 “논란이 되는 상품을 스토어에서 내리고, 구닥 측과 대화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구닥 측은 3일 “JP브라더스에서 공식적 사과와 더불어 앱을 스토어에서 내렸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적절한 협의 채널을 열어두고 대화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번 일을 통해 JP브라더스와 저희뿐만 아니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모두 함께 성장해 나갈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양측이 논의를 시작하며 표절 논란은 일단락됐으나, JP브라더스와 캔디카메라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은 여전하다. 사과문에서 ‘사죄드립니다’라는 문장을 제외하면 사과문이 아닌 변명 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구닥의 사과문 아래 댓글을 통해 ‘사과문 올바르게 쓰는 법’ 등을 알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구닥 또한 기존 타사 제품을 오마주해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닥 또한 기존에 출시된 앱과 같은 기능을 사용했으나, 코닥(Kodak)의 디자인을 활용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캔디나 구닥이나. 미투 전략은 어디까지 용인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다른 누리꾼 또한 “기존 앱과 유사한 디자인, 콘셉트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 이미 성공한 구닥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상황인데 먼저 이슈를 제기하니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
공익에 수익까지 두 마리 토끼 잡는 '임팩트 투자'
·
2017년 개미들 웃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빼면 '쪽박'
·
최고급 주거공간?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실적은 저조
·
한은 "중앙은행이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 낮아"
·
'착한 프랜차이즈' 하남돼지집 대표, 공정위 제소한 가맹점주에 막말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