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화폐냐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지만 민간을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디지털(가상) 화폐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폐나 동전 등 실물 화폐 발행을 담당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현재로선 한은을 포함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낮다”며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는 법적, 기술적, 정서적 장애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2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관련 최근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15년 이후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연구가 영국과 스웨덴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경우 장점으로 화폐 제조와 유통비용 절감과 함께 저소득층의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사용 시 발생하는 높은 수수료 비용 절감 등이 꼽힌다.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도 디지털 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지난 30년간 화폐 발행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2016년 말 ‘e-Krona’(이크로나) 프로젝트를 통해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중앙은행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과정에서 영국이 국제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화폐 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지난 2015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을 리서치 과제로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각국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디지털 화폐 발행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지금으로써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조만간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은 모든 국민이 중앙은행과 직접 예금거래를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는 중앙은행 설립 취지와 배치된다”며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경우 자금세탁방지 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 등 복잡한 법률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의 기술로선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금을 노리는 해커들의 집중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을 포함해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ECB(유럽중앙은행), 홍콩, 일본 등 중앙은행은 분산원장기술을 지급결제 시스템에 활용해 보는 실험을 시작했다. 분산원장기술이란 은행의 거래 기록을 다수의 일반 컴퓨터에 나누어 저장하는 기술로 비트코인이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한은은 은행,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분산원장기술 시스템으로 자금이체가 가능한지 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실험한다는 방침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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