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하남의 작은 돼지고기집에서 시작해 7년 만에 매출 1500억 원, 가맹점 200개 이상으로 성장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하남돼지집’을 운영하는 장보환 하남에프앤비 대표가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가맹점주에게 “XX야”, “살려줄 테니 소송에서 빠져”, “까불지 마” 등의 막말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43세의 장 대표는 하남돼지집의 성공으로 주목받는 청년사업가의 롤 모델로 떠올랐다. 하남돼지집은 KBS ‘생생정보통’, SBS ‘생방송투데이’, YTN ‘황금나침반’ 등에 소개됐으며, 주요 언론사들의 ‘브랜드파워대상’ ‘베스트 이노베이션’ ‘2016년 100대 프랜차이즈’ 등을 수상했다. 또한 경기도의 ‘가족 친화 일하기 좋은 기업’ ‘2016 상반기 일자리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런 그가 가맹점주들과 갈등 상황에 놓이자 달라졌다. 아래는 지난해 상반기 장보환 대표와 가맹점주 A 씨의 전화통화 내용 중 일부다.
녹취①
장보환: ○○아, △△이랑 너희 둘. 응? 너희 둘은 내가 살려줄 테니까 둘은 빠져라. 이 소송에서.
A: 허.
장보환: 응? 내 니들 내 정과 의리 때문에 내가 마지막 기회를 주는데, 너희 둘만 빠져.
A: 그럼 빠지면 어떻게 해 주실 겁니까?
장보환: 너희 둘은 빠지라고, 이 새×야! 씨. 그냥 확. 혼내기 전에. 진짜. 내가 얘네 가만 냅두겠니? 내가 얘네 가만 냅두냐구?
A: 허.
장보환: 아니, 형 성격 몰라? 너흰 까불지 말고 빠지라구, 이 새×들아! 알겠어?
A: 그러니까 빠지면….
장보환: ○○○이, △△△이 빠지라구. 형 말 들어!
A: ‘형, 동생’ 하지 마세요.
장보환: 가보자고, 계속?
A: 대표님, 얘기 좀 들어보세요. 그러면 어떻게 해주실 거냐구요, 네?
장보환: 빠지라고. 그 얘기만 할게.
A: 허.
장보환: 빠져. 내 얘네 다 정리할 거야. 내가 이런 소송, 소장이 왔다갔다 하는 애들이랑 무슨 인의로, 얘네들한데 내가 왜 기회를 주고, 왜 밥벌어먹고 살게끔, 왜 무슨 기회를 줘야 돼, 응?
지난해 4월, 21개 가맹점주는 본사인 하남에프엔비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위 대화의 당사자인 A 씨와 언급된 △△△ 씨도 이름을 올렸다. 올 3월까지 2년가량 하남돼지집을 운영했던 전 가맹점주 B 씨는 “본사가 육류와 김치, 명이나물 등 밑반찬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가맹점주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소셜커머스 행사를 강요해 피해를 봤다. 200개가 넘는 가맹점 가운데 21개 매장의 전·현직 가맹점주가 제소를 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남돼지집을 제소한 사실을 알렸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제소장에 따르면 본사는 가맹사업자들에게 물류마진을 얻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가맹계약 체결 후 자신과 결탁한 특정 업체 제품을 1kg당 1만 8000원에 구매할 것을 강요했다. 가맹점주들은 동일한 업체의 동일한 고기를 다른 곳에서는 1kg당 1만 4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이용 숯과 밑반찬인 명이나물 등도 사전협의 없이 변경해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를 강요했다. 김치는 당초 구웠을 때 식감이 좋고 맛이 있다며 중국산을 써야 한다고 했으나, 이 또한 가맹점주들과의 사전 동의 및 협의 없이 지난해 3월경부터 국내산 김치 사용을 강요했다.
제소장에는 본사가 가맹점 측에 소셜커머스 ‘쿠팡’의 할인 티켓 판매를 강요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B 씨는 “할인행사 비용은 가맹점에서 부담해야 하므로 가맹점주들의 반대가 심했다. 본사는 가맹점주들이 소통하는 SNS에서 쿠팡 할인행사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당시 가맹점주들 과반수가 반대했다. 200명 가운데 20~30명만 찬성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본사는 일방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제소 내용에 대해 하남에프앤비 측은 “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쿠팡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단기적으로 손해를 본 일부 가맹점주들이 불만을 느껴 공정위에 제소했으나,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가맹점의 수입증대에 직결된다. 본부보다는 가맹점을 위해 밑반찬을 변경하고 홍보행사를 벌인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산 김치를 사용하게 됐으며, 쿠팡 행사는 현재 자발적으로 희망하는 가맹점만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물류마진을 얻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노마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기존 체인점처럼 직접 물류를 운영하며 많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협력사를 통해 안정적인 단가와 시스템으로 운영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이 불거진 이유는 하남돼지집의 영업이익률이 초기의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익률 하락은 직영점과 가맹점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녹취록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녹취②
A: 네네. 그럼 대표님, 옛날에 저희가 어땠습니까? 35%, 40% 마진율 생각하고 다 점주들이 한 거 아닙니까?
장보환: 으음. 근데?
A: 그때, 뭐라고 하셨습니까? 20%, 25%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나요?
장보환: 아니, 너 왜 이렇게, 야! 그 마진율이 어떻게 유지가 되니, 지금? 임대료가 얼마고 인건비가 얼만데. 식자재가 고기만 떼었니? 그게 가능한 얘기야? 그럼 만 5000원 팔면 돼, 1인분. 응?
A: 그러니까, 대표님. 지금….
장보환: 모든 시장의 생산원가는 다 올라가게 돼 있어. 그게 싫음 너 왜 2호점을 하고 왜 재계약을 하니? 그걸 어떻게 본사가 평등 개런티를 해 줘? 본사 직영도 지금 이십 몇 프로로 꺼졌는데? 넌 지금 여기 공산당이니? 내가 만물주야? 조물주야? 서로 이해가 안 맞고, 시스템이 안 맞고, 요구가 안 맞으면 서로 굿바이 하는 거야. 왜 소송까지 하면서 되지도 않는, 불가능한 영역을 얘기를 해. 그거 들어달라는 거는 너무 엄한 행동이잖아. 그럼 지금 오픈하신 분들은 뭐야? 바보라서? 지금도 월에 다섯 개, 일곱 개가 오픈하는데, 이분들은 뭐니, 그럼? 응? 나도 정말 과거처럼 많이 벌고 싶어, 내 직영도! 나는 40% 아냐, 50%였어, 수익이! 임대료 100만 원 내는데. 지금 그런 시절이 아니잖아? 너 인건비 지금 얼마 쓰고 있어? 인건비가 우린 폭탄을 맞고 있다고, 이 사람아. 그렇다고 마진율 때문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어?
프랜차이즈 초기 하남돼지집 직영점은 영업이익률이 50%였다는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직영점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0%대로 내려 앉았다. 장 대표는 ‘모든 생산원가는 오르게 돼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릴 순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인건비 폭탄’을 생산원가 상승의 주요 이유로 강조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매년 가파르게 오를 예정으로, 영업이익률은 가파르게 하락할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제소에 참여한 지방의 가맹점주들에 대해 장 대표는 본사로서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기보다는 가맹점주들 탓으로 미루고 있다.
녹취③
장보환: 하. 내일까지 형한테 문자를 줘. 내일 너 같이 소송을 들어갈 건지 뺄 건지 내일 결정할 거니까. 오늘 △△이랑 잘 상의하고. 너희 둘은 빠져. 너희 둘은 살려줄게. 응?
A: 협박하시는 건가요?
장보환: 이게 왜 협박이야? 그럼 너 소송 당할래? 원하면 소송해 줄게.
A: 대표님….
장보환: 야, 고작 모아 논 놈들이 스물 몇 놈이니? 응? 그 지랄지랄 밴드에 그 지랄병 해놓고 스물 몇 놈 모아놓고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그 유치찬란한 소장은 어떤 놈이 적어줬고? 하, 진짜 한심하다, 니들 진짜. 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래. 거기 ○○○, △△△ 이름이 있다라는 게. 지금 들어온 신규 사장님들은 앞뒤 물정 모르고 그럴 수 있어. 저 지방, 포항, 울산. 완전 경기가, 그냥 완전히 맛이 간 데야, 거기는. 철강이 다 맛이 가가지구. 울부짖을 수 있어. 그건 내가 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야. 그건 그분들의 운명이야. 그 지역에 태어난 거. 아니, 포항제철 망할 줄 누가 알았겠어? 자동차, 중공업이 이렇게 망할 줄 누가 알았냐, 조선이 이렇게 꺼질 줄 누가 알았냐구? 그걸 갖고 본사 탓을 해? 불가항력적인 영역이 있어요.
A: 그러니까, 대표님. 불경기 시대니까 좀 가격을 좀 덜 해서 하심 안돼요?
녹취록 내용에 대해 하남돼지집 측은 “대표가 그렇게 발언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A 씨는 초창기 점주로, 장 대표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이다. 친분이 깊었던 만큼 섭섭한 마음에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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