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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양양 연내 취항 불투명, 깊어가는 신세계의 신성장동력 '고민'

신세계디에프가 10억 투자, 면세점 전망 좋지 않아…신세계 "마케팅 협력 수준"

2017.09.27(Wed) 17:26:29

[비즈한국] “유통 대기업이지만, 유통업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다.” 

 

국내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유통업계는 외형이 성장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과 인당 생산성이 낮을뿐더러 규제 강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망이 어두운 유통업체들은 신성장동력을 찾으려 발걸음이 분주하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항공업 진출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주)신세계의 100% 자회사로 면세점사업을 전개하는 신세계디에프는 플라이양양 법인에 10억 원을 투자했다.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신세계그룹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면세점. 사진=박정훈 기자

 

플라이양양은 강원도가 2016년 4월 설립한 법인으로, 양양을 모기지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한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을 목표로 한다. 기존 저비용항공사(LCC)가 제주와 서울에 편중되었다면 플라이양양은 강원도 거점으로 차별화를 추구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플라이양양이 신규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면 추가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려다 실패했다고 알려진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항공업 진출보다는 마케팅 협력 수준”이라며 “동남아 현지 마케팅이 어려워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의 항공업 진출이 제주항공의 성공 사례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제주항공은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공동설립한 LCC​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신세계그룹은 타 유통기업에 비해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해왔다. 국내 최초 복합쇼핑몰 출점, 백화점에 찜질방 입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항공업 진출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유통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나리오로 본다.

 

신세계그룹은 크게 이마트와 백화점으로 나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와 스타필드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을 맡고 있다. 그렇지만 각 계열사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려, 형제경영이면서 동시에 남매가 경영평가를 받는 셈이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자, 정유경 총괄사장도 색다른 시도에 나서리란 분석이 나온다.

 

2016년 12월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 3차전에서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내며 면세사업을 총괄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5년 11월에 이어 1년여 만에 면세사업권을 2장이나 따냈기 때문.

 

하지만 면세사업이 매출 부진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의 2016년 매출은 3101억 원, 영업손실은 523억 원에 달한다. 신세계디에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의 올해 7월 일평균 매출은 34억 원, 8월 일평균 매출은 45억 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면세점 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데다 서울시내 면세점 출점도 늘어났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담당하는 백화점도 전망이 좋지는 않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1조 1109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362억 원으로 1.7% 감소했다. 온라인 채널인 신세계몰 매출이 증가했지만 주력인 백화점 매출이 부진해서였다.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화점이 유통채널로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그룹이 면세사업의 대안으로 투자한 플라이양양은 지난 12일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심사 기간이 연장됐다. 국토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플라이양양은 당초 11월 국제선 취항을 목표로 했다. 면허승인이 미뤄져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 안으로 운항 개시는 어렵다고 항공업계는 전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플라이양양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전망은 지난해 가을부터 나왔다”며 “신규 면허사업 심사기간 연장은 공급 초과인 항공산업을 보호하려는 국토부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사드 여파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항공업 진출이나 추가 투자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에 정통한 한 인사는 “그룹이 신사업에 진출할 자금 여력이 없다”며 “이마트만 해도 중국 적자가 7000억 원 이고, 유통업 규제강화와 국정 감사에 앞서 급한 불 끄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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