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 갤럭시 S8(에스 에이트)는 정말 미국에서 반값일까? 지난 19일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한국과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 S8(64GB) 언락폰(unlocked phone·무약정폰)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102만 8000원, 미국은 724.99달러(약 82만 원)이었다. 미국에선 중고폰 보상판매(최대 300달러)가 이뤄져 실구매가는 424.99달러(약 48만 원, 세금 포함 53만 원)까지 떨어진다”고 밝혔다.
휴대폰 판매점 앞에 ‘반값’이라고 써 놓은 배너를 보고 들어가면 ‘낚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제휴 신용카드 가입, 가정용 인터넷 가입, 추천인 가입, 보험사에 개인정보 제공 동의 등 원치 않는 프로모션을 모두 동의해야 ‘최대 반값’인 경우가 많다. 과연 미국에서는 ‘낚이지’ 않고서도 반값이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반값’은 쉽지 않다. 중고폰 보상판매에서 300달러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300달러 보상이 가능한 중고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5, 갤럭시 S7, 갤럭시 S7 에지와 애플 아이폰7, 아이폰7 플러스 등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5, 갤럭시 S6, 갤럭시 S6 에지, 갤럭시 S6 에지 플러스, 애플의 아이폰 SE, 아이폰 5, 아이폰 5S, 아이폰 6, 아이폰 6 플러스, 아이폰 6S, 아이폰 6S플러스의 보상가는 200달러다.
보상 가능한 중고폰의 상태는 전원이 켜지고 충전이 가능해야 하며, 디스플레이는 정상적으로 작동되며 화면이 깨지지 않아야 한다. 일상적인 긁힘이나 균열은 상관이 없다. 통상의 시각으로 봤을 때 정상적인 제품이면 가능하다.
중고폰 보상판매를 제외하면 어떨까.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는 갤럭시 S8가 정가 724.99달러(세금·배송비 제외)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작한다’는 말은 가입 통신사에 따라 시작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갤럭시 S8 언락폰은 724.99달러다. AT&T 또는 티모바일(T-mobile) 등 통신사 전용폰은 750달러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상으로는 언락폰이 통신사 전용폰보다 싸다. 언락폰의 경우 판매처는 미국 유통업체 ‘베스트바이’가 유일하다. 베스트바이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언락폰은 통신사 약정폰에 비해 저렴하고, 통화·문자·데이터 등 세부 요금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설계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해외여행 시 현지 심(SIM)카드만 있으면 비싼 로밍요금 대신 현지 통신사 요금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장점을 제시하고 있다.
통신사 전용폰은 가격이 공기계보다 25달러 비싸지만 심카드가 제공된다. 공기계를 사더라도 심카드가 필요하므로, 최종 비용을 감안하면 언락폰이라고 해서 통신사 전용폰보다 특별히 싸지는 않다.
한편 베스트바이에서 판매되는 스프린트(통신사) 전용 갤럭시 S8는 100달러 할인된 649.8달러에 판매 중이다. 언락폰은 별도의 할인을 해주진 않았다. 개별 판매업체 홈페이지에서는 통신사 전용폰을 더 싸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한국 홈페이지와 미국 홈페이지에서 동일하게 언락폰 신품 가격을 비교하면 한국은 102만 8000원, 미국은 750달러(세전)다. 미국의 부가세율은 주마다 다르지만 10%로 보고 환율을 달러당 1133원(9월 21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 구매가는 93만 4725원이다. 국내가격보다 10% 싼 수준이다. 다만 한국 홈페이지에서 무약정폰은 SK텔레콤 전용폰만 구매할 수 있다. KT와 LG 유플러스 전용폰은 판매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한국 홈페이지에서 갤럭시 S8의 통신사 약정폰을 선택하면 단말기 가격은 60만 원대로 내려간다. SK텔레콤에서 ‘LTE전국민무한85(월 8만 5000원)’ 요금으로 24개월 약정 시 단말기 가격은 70만 7300원까지 낮아진다.
KT에서 월 6만 7000원짜리 ‘순완무67(LTE87계열)’ 요금제 24개월 약정 시 단말기 가격은 65만 4000원까지 내려간다. LG U플러스에서 월 5만 9900원짜리 ‘데이터스페셜A’ 요금제 24개월 약정 시 단말기 가격은 68만 2000원까지 내려간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한국은 언락폰이 통신사 판매 출고가보다 10% 비싼 반면, 미국은 언락폰이 약 20달러 저렴하다. 제조 대기업인 삼성전자는 언락폰을 비싸게 판매해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을 침해했고, 통신 대기업들은 위약금 우려가 없고 소비자가 쓰고 싶은 만큼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는 선불요금제 판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의 한국과 미국 가격은 동일한 조건에서 ‘반값’은 아니다. 그러나 녹색소비자연대의 주장은 미국이 한국에 비해 소비자 선택권이 폭넓게 보장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언락폰을 통신사 약정폰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해 24개월 약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미국 베스트바이는 홈페이지에서 “언락폰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택이다. 휴대폰 기기, 통신사, 요금제 선택 시 완전한 자유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특정 통신사의 특정 요금제에서만 제공하는 기기와 상관없이 모든 휴대폰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또 특정 통신사가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심어놓은 애플리케이션(앱)이 차지하는 용량의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언락폰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 파는 언락폰을 구매해 한국에서 사용하면 어떨까?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지 구매 후 부가가치세를 환급 신청을 한 뒤 한국에서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해 번거롭다. 휴대폰 등 전자제품은 대부분 수입관세가 없으며, 스마트폰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전파인증 및 전기안전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단, 한국에서 제조했거나 개인 사용품일 경우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 추가로 국내용 심 카드도 구매해야 하므로 한국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미국에서 구매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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