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현재 전국 1099개 매장(9월 20일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12월 1000호점(청담스타점) 돌파 이후에도 9개월 만에 99개가 늘어난 것으로, 2~3일에 1개점이 오픈한 셈이다. 이러다 보니 이미 여러 개의 스타벅스가 집중된 번화가에 스타벅스가 추가 출점되고 있다. 지난 5월 오픈한 을지로내외빌딩점 인근에만 을지로한국빌딩점(직선거리 70m), 을지로입구점(102m), 을지로삼화타워점(125m), 을지로국제빌딩점(136m) 등이 매장이 분포돼 있다.
‘비즈한국’은 서울 시내 번화가 반경 500m 이내에 스타벅스 매장이 얼마나 분포돼 있는지를 조사해봤다. 그 결과 반경 500m 이내에 스타벅스 매장 5개점 이상이 집중된 지역이 무려 17군데에 달했다. 서울시청 반경 500m 이내에는 19개의 매장이 집중돼 있었다. 종로2가에 13개, 회현사거리에 12개, 여의도역에 10개, 강남역에 8개, 신촌에 7개점, 경찰청교차로에 6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몰려 있다. 그 외 지역은 교대역, 남부터미널역, 신논현역,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 홍대, 공덕역 등이다.
이에 스타벅스가 골목 상권을 보호하는 관련 법망을 피해 무리하게 매장을 확장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해 가맹사업거래법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 반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관련법에 의거해 동종 업종 매장의 반경 500m 이내에 가맹점을 출점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신촌 명동 강남 등 번화가는 수익성이 보장된 상권이다. 스타벅스가 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자영업자의 독립 매장이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사업자는 밀려나고, 대기업 배만 불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연희동의 한 커피숍 점주는 “커피숍을 오픈할 때만 해도 주변에 스타벅스 매장이 없었다. 그런데 연희동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스타벅스 연희DT점이 들어섰고, 최근에는 연희DT점에서 500m도 안 되는 지점에 스타벅스 연희동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며 “스타벅스와 경쟁하기 위해 커피값을 낮출 수밖에 없었고, 재료나 인테리어에 투자를 못 하니 그나마 찾던 손님들마저도 발길을 끊고 말았다.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하는 신세”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는 신규 입점지 선정 전 상권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매장이 집중된 번화가의 경우 유동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타 커피숍의 매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 매장 간 거리가 아무리 가까워도 상권은 다른 것으로 안다. A 매장을 찾는 손님과 B 매장을 찾는 손님이 다르듯 상권도 구분돼 있다”며 “골목 상권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커피값이 저렴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가격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매장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매장이 늘어날수록 청년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상권 개발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 사회와 상생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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