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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시진핑 시대에 더 뜨는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

제조업 바탕에 IT 투자 '중국 IT 메카' 내년 경제규모 홍콩 능가할 전망

2017.09.20(Wed) 16:26:57

[비즈한국] 중국 IT 메카인 선전이 내년에는 경제 규모가 홍콩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투자자문회사인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 & Co.)을 인용해 선전의 지역총생산규모가 2018년 3500억 달러(약 397조 2500억 원) 규모로 홍콩의 3450억 달러(약 391조 5750억 원)를 50억 달러 가량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선전은 왜 발전하는 것일까. 

 

중국 광둥성에 자리잡은 선전은 중국판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다. 지난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 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1979년 GDP 1억 9000만 위안(약 326억 2680만 원)에서 2015년 1조 7503억 위안(약300조 5615억 원)으로 30년 만에 GDP가 무려 9200배 상승했다. 

 

과거 조그만 어촌도시에 불과했던 선전은 현재 중국 창조혁신의 메카이자 금융 허브,  중국 도시 중 수출액 23년 연속 1위, 대외 교역액 2위, 최고의 외국기업 인기 투자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선전시의 중심지인 푸톈. 사진=위키미디어코먼스


코트라는 선전의 발전 이유를 △ ‘IT+’로 중국 창조 혁신의 대표 도시로 발전 추진 △ 전(全) 시의 창업 플랫폼화 추진 △ 중국 산업구조 고도화 선도 △ 전략적 신흥산업 지정과 육성 정책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선전에는 2015년 기준 약 6700개의 IT 기업이 있으며 집중적인 R&D투자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선전시는 GDP의 4.05%를 연구 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 특허신청건수(2015년) 10만 5481건 △ 발명특허건수(2015년) 1만 6957건 △ 특허협력조약(PCT-Patent Cooperation Treaty) 1만 3308건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특허협력조약이란 하나의 특허를 다수국에 출원할 때 국가 간의 편의를 도모하도록 조처한 것이다. 

 

특히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IT 분야 스타트업이 모여들면서 ​선전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란 명성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선전 시내 국가·성급 액셀러레이터와 선전시로부터 정책지원이나 인증을 받은 액셀러레이터는 약 144개다. 

 

선전은 과거 제조가 중심이 됐던 지역으로 IT 제품 제조에 우수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공장 간 클러스터가 잘 형성되어 스타트업 기업이 프로토타입을 만들기가 쉽다. 특히 선전 내 남산(南山)지역이 창업 관련 시설이 매우 발달돼 있다는 평가다. 

 

쉬친 선전시장은 지난 1월 개최한 선전시 ‘6차 인민대표 3차 회의’에서 선전의 2017년 경제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10대 행동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 다섯 번째 행동계획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급인재를 유치해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외 혁신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 창의혁신 기구를 세워 국제적 협력이 가능한 플랫폼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 아홉 번째 행동계획에서 국제 창업센터 건설로 글로벌 기업 탄생을 위해 지속적인 창업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윤식 한국능률협회 중국사업센터장은 “선전이 중국 4차 산업혁명의 현장으로 떠오른 이유로 하드웨어 역량이 축적된 점, 중국 글로벌 혁신 기업이 선전에 밀집한 점, 빠른 발전 속도, 정부의 지원 등이 꼽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전의 하루는 실리콘밸리의 일주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다.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가 빠르게 제품화가 되면서 자연스레 선전이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자의 거점 도시가 됐다”며 “중국 정부도 인재를 당기는 개혁조치와 규제완화, 창업 촉진 정책, 혁신에 맞는 금융시스템 구축 등으로 민간과 발맞춰 혁신 정책을 수립했다. 선전은 어촌 도시에서 제조업 도시로, 다시 최고의 혁신 IT 도시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선전에서 사업을 할 경우 IT와 연계되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선전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중 선전 출신은 10%에 불과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외지인이 대부분인 만큼 사업 상대방의 출신지나 출신지의 역사를 이야기하면 호감을 살 수 있다. 특히 자금력이 풍부한 선전 기업들이 최근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면서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한중관계가 좋지 않지만 선전은 예로부터 항구를 끼고 있어 외래 문물을 쉽게 받아들이고, 홍콩과 인접해 외국과 외국문화에 친화적이다. 실제 삼성을 비롯해 애플 등 세계 500대 기업 중 200대 기업이 선전에 진출한 상태다. ​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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