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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철수 '벼랑끝 전술'엔 임차인의 설움이?

롯데면세점 "늘어나는 임대료 감당 못해"…인천공항공사 "이달 말 임원급 협의"

2017.09.20(Wed) 07:23:59

[비즈한국]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점 면세점의 최소보장액(임대료) 조정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오던 끝에 이달 말 사태해결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양측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 소재 7개 면세점 중 매출과 면적이 가장 큰 롯데면세점의 철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체 임대료 계약 방식이 어떻기에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간 마찰이 발생한 걸까.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사진=롯데면세점 홈페이지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점 운영 특허를 받고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5년간 인천공항공사에 지급해야 할 임대료를 4조 1400억 원 규모로 계약했다. 롯데면세점은 특허 운영 후반부인 4년차와 5년차에 각각 1조 1000억 원 이상 전체 임대료의 57%에 해당하는 총 2조 3450억 원을 인천공항공사에 지급하기로 했다. 

 

1조 1000억 원은 지난해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의 연간 매출액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점의 안착과 정상적인 매출 신장을 감안해 이러한 방식의 임대료 지급 방식을 계약했지만 이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지경에 놓였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와 계약한 임대료 지급 추이를 보면 1년차인 210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060억 원, 2년차인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5150억 원, 3년차인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임대료는 7740억 원이다. 4년차인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조 1610억 원, 5년차인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조 1840억 원이다. 

 

임대료는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롯데면세점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국내 8개 면세점 중 가장 타격을 심하게 받은 곳은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인천공항점이다. 인천공항점은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국내 8개 면세점 중 명동본점(소공동점, 연 매출 약 3조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곳이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 상태가 지속됨에도 인천공항점을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 면세점에서만 올해 2000억 원 이상, 향후 5년간 최소 1조 4000억 원의 적자가 전망된다”며 “인천공항점을 운영하면서 당사뿐만 아니라 80여 입점업체 역시 벌어서 수익은 고사하고 임대료 내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에 최소보장액 방식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른 지급 금액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특허 운영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인천공항점 사업권을 포기할 경우 위약금 3000억 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끝내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보다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해 인천공항점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롯데면세점 요구안인 임대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다 이달 말 롯데면세점 측과 임원급 협의를 진행해 해결 방안을 점검하는 것으로 지난 18일 선회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인천공항을 방문해 면세점 업계와 간담회를 열기 하루 전의 일이다. 

 

인천공항공사 측도 롯데면세점이 철수할 경우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의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 중 66%가 면세점 임대료를 통해 거둔 수익이었고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지급을 통해 인천공항공사 영업이익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철수할 경우 지금처럼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면세점과 동일한 조건으로 입점을 추진하려는 면세점 업체는 드물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입찰 당시 계약한 임대료를 사업이 어려워졌다고 임의로 변경하겠다고 해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려웠다. 수용할 경우 공항에 입점한 다른 사업자들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며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공사와 롯데면세점 간 임원급 협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과 논의 내용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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