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학교 연구팀(연구책임 김만구 환경융합학부 교수)이 실시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검출된 10개 생리대 제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4일 공개했다. 식약처는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의 시험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 부재와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책임 김만구 교수는 올 3월 여성환경연대와 시험결과 발표 후 한 국내 생리대 생산 업체로부터 연구비를 받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 시험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험대상 제품을 자체 선정해 김 교수에게 지난해 10월 시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의 방식에 대한 논란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8일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어느 업체로부터 얼마의 연구비를 받았는지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여성환경연대로부터 의뢰받은 시험과 전혀 무관하다”며 “여성환경연대가 선정한 시험대상에 들어가지 않은 생리대 생산 업체로부터 제품생산과 관련 어떤 소재에서 어떤 물질이 검출되는지 시험의뢰를 받아 그 업체의 제품개발을 도와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강원대) 연구팀과 나는 여성환경연대로부터 의뢰받은 시험과 관련해 시험대상 제품 선정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 독성물질 시험을 통해 결과만 전달했고 연구팀은 시험결과에 따라서 생리대의 인체 유해성 여부도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중순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제품이 실명으로 알려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깨끗한나라는 보도 직후 ‘릴리안’의 생산과 판매를 전면 중단했고 소비자자들에게 환불조치해주고 있다.
깨끗한나라 측은 “지난 4일 식약처 발표에서 보듯 TVOC가 검출된 생리대가 당사 제품만이 아니며 유해성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의 제품 실명이 공개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김 교수를 지난 5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시험 결과 릴리안 제품에서 TVOC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한 기자가 당시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이 릴리안이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집요하게 물어와 ‘제일 많이 나온 것은 맞다’고 답변했다”고 해명했다.
여성환경여대의 시험제품 선정 과정도 논란이다. 특히 팬티라이너를 선정하면서 LG유니참과 한국피앤지 제품은 제외됐다. 식약처가 이번에 공개한 제품명을 보면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베이비파우더향과 릴리안 로즈향,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좋은 순면라이너, 화이트 애니데이 로즈마리향, 화이트 애니데이 순면커버 일반 등이다.
AC닐슨의 ‘2015 팬티라이너 제품별 판매 점유율’에 따르면 실험에 쓰인 깨끗한나라의 팬티라이너 2개 제품 점유율은 각각 0.5%, 0.2%에 불과했다. LG유니참의 팬티라이너는 점유율이 훨씬 높았고 유한킴벌리 제품은 식약처 공개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여성환경연대와 유한킴벌리의 관계도 주목된다. 유한킴벌리 상무 김 아무개 씨는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으로 2016년 3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여성환경연대에 후원금을 집행하기도 했다.
여성환경연대는 ‘비즈한국’의 거듭된 해명 요청에 “우리 단체의 뜻과 달리 곡해돼 보도되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여성환경연대 홈페이지에 입장을 상세하게 게재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에서 여성환경연대는 “유한킴벌리 임원 중 한 명이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생리대 검출실험과 공개 여부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다”며 “현재 식약처가 국내 유통 생리대 전수조사에 나섰다. 정부 당국의 전수조사, 위해성 평가, 역학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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