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상황. ‘비즈한국’은 중국 금융통으로 불리는 이규엽 한국대성자산운용 대표를 만나 해법을 들어 봤다. 이 대표는 1990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 입행해 10년간 근무한 후 2000년 1월 금융감독원에 입사, 10년간 중국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중국 금융계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중국이 사드 전격 배치와 관련해 보복 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사업하기가 정말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는가.
“올해 중국 출장을 20회 정도 갔다 왔다. 그럼에도 중국 측 협상 파트너로부터 사드 배치로 인해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현재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취하고 있는 전략은 두 가지다. 소비재 등 실물부문에서는 한국 기업의 의존도를 낮춰 중국 본토 기업의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는 반면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선진 금융기법의 도입으로 중국 금융시장의 발전과 외자를 통한 중국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 자금의 중국 내 사회간접시설 또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한다.”
―중국 국가부채와 그림자 부채 등 금융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또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과 중국 주식시장이 실제보다 고평가 됐다는 지적은 항상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금융의 구조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중국 금융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의 상호 관련성을 파악하고 거시적 측면에서 분석해야 한다. 중국 총부채는 GDP의 200% 정도다. 이는 세계 주요 국가 대비 높은 수준이 아니다. 경제주체별로 부채의 경중과 예상되는 문제점이 다르다. 중국 정부 부채와 개인 부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15년 유럽연합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 총부채는 11조 8000억 위안이며 지방정부 부채는 14조 9000억 위안으로 총 중국정부 부채는 26조 7000억 위안으로, 이는 중국 GDP의 39.4% 수준이다. 일본 및 독일의 경우 각각 248%, 71.2% 대비해 볼 때 낮은 수준이다.”
“반면 중국 기업의 부채는 GDP의 120~150%다. 이는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해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업 부채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수요 대비 과잉 설비투자이다. 기업의 높은 부채비율은 장래 은행 부실 여신비율의 상승이 예견된다. 중국 정부는 과잉설비 문제와 은행 부실 여신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하여 일대일로 정책을 전개한 것이다.”
“은행의 부실 여신 비율에 대한 우려는 부동산 가격 등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개인에게 대출한 여신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개인이 주택을 제공해 받는 담보 대출액은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대비 60~70% 수준이다. 주택 가격이 갑자기 폭락하지 않는 한 은행의 부실 여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대출은 담보로 제공되는 부동산의 감정가액 대비 높은 비율로 대출을 취급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부실 여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기회요인이 있다면.
“정부 또는 정부기업과 협력해 공동으로 중국 내 철도건설 투자 등의 SOC 사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ADB가 공포한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SOC 분야에 매년 약 7000억 달러 규모로 투자가 예상된다. 예컨대 중국의 포장 도로 비중은 전체 도로의 5분의 2 정도다. 선진국의 약 2% 대비 현저하게 낮다. 간수성 난주시의 경우 인구가 400만 명인데 아직 지하철이 없다. 1994년 상해시가 실시하는 SOC 사업에 대해 외자를 개방한 이래 현재까지 많은 선진 자본이 참여해 이익을 향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담보제공, 신용평가, 헤징(위험 회피)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앞으로 중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정부 또는 정부기업이 주체가 돼 추진하는 일대일로 관련 사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중국에서 돈을 벌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시장이 여전히 우리에게 가치가 있다고 보는가.
“갈수록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현실적으로는 중국 내 신규 진입하는 외국기업의 수와 유입되는 외자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공포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중국 내 신규 진입하는 외국기업은 2만 개 이상이다. 세계무역촉진협회(World Association of Investment Promotion Agencies, WAIPA)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을 투자 전망이 가장 좋은 국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바이두, 알리바바 및 텐센트의 과점 주주는 미국, 일본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바이두는 중국인 리엔홍이 10% 지분을 보유하는 반면 미국 기업인 DFJ 캐피탈사가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널리 알려진 마윈이 7.8% 지분을 갖고 있지만 일본계 소프트뱅크사가 24%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 역시 중국인 마화텅이 1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MIH사가 34%를 갖고 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중국 내 노동집약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건설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하여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맞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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