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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스퍼트'?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의 향배

예상보다 빠른 인선 작업에 노조 반발, 금감원 실태평가…견제장치도 부실

2017.09.06(Wed) 20:43:35

[비즈한국] 강력한 리더십으로 ‘KB금융 사태’​를 봉합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28일 KB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돌입했고,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은 회장 인선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박찬대 의원과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KB금융 날치기 회장 선임절차 중단 촉구 및 주주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11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이 연임을 위해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KB금융 사태를 봉합하고 LIG손해보험,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비은행사업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비판도 있었지만 그동안 성과적 측면이 더욱 부각돼왔다.

 

하지만 지난 1일 후계자 승계를 결정짓는 KB금융의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급하게 개최되며 날치기 논란이 제기됐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올 11월 20일 윤 회장 임기가 만료되기에 9월 말께나 최고경영자 선정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KB금융이 ‘아직 먼 얘기’라던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돌연 개최 한 셈이다.  

 

KB금융 측은 “돌연 회장 인선 과정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다른 기업도 임기 만료 80일 정도 전에는 차기 인선작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KB금융이 2015년 이사회 내에 설치한 조직으로, 2016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영승계 준비를 해왔다. 오는 8일에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23명(내부인사 18명+외부인사 5명)의 후보군 중 3명으로 회장 후보를 압축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의 회장 선임 절차가 기준을 알 수 없고 폐쇄적이라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KB금융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뿐만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이 같은 KB금융의 회장 인선 과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KB금융 노조는 2014년 9월 회장 선출 과정을 담은 IR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의 회장 인선 과정을 비판한다. 노조에 따르면 2014년 회장 선임 과정에서는 100여 명의 후보군에 대한 압축 절차와 채점 방법, 16개 항목으로 구성된 자격기준 등이 제시됐다. 그에 비해 올해 진행되는 회장 인선은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공정성 면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지배구조위원회 신설 당시 후계자를 양성한다는 대외적 목적과는 달리 실상은 외부에서 회장 영입이 불가능 하게 됐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KB금융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는 “현재 후계자 양성 시스템은 대외비로,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이사회 사무국 국장도 접근할 수 없다”며 “후계자 양성 시스템이 오히려 내부 경쟁자를 죽이는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윤 회장의 지배력이 커지며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우선 기업 내부를 감시하고 견제할 국민은행의 상임 감사위원은 2년째 공석이다. 대신 사외이사로 이뤄진 감사위원회가 내부견제를 맡고 있다. 

 

감사위원회 소속인 KB금융 감사실의 힘도 빠졌다. 통상 기업 감사실장 위에 감사담당 임원이 존재하지만 국민은행의 감사실 최고 직책은 부장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상임 감사위원을 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감사 담당 임원 없이 부장이 감사실 최고 직책이라면 감사실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조직 구성이라면 내부통제가 어렵고 고위직 견제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은 2014년 KB금융 사태로 회장과 부행장이 동시에 물러나는 비상 상황에서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올라섰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그룹을 안정화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윤 회장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졌다. 

 

앞서의 KB금융에 정통한 인사는 “KB금융은 오너가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인데 이를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상임감사조차 없다”며 “윤 회장은 취임 후 은행장을 겸임하고 상임감사 선임은커녕 금융지주 사장도 등기임원에 등재하지 않고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임 감사위원을 선정하고 싶은데 적절한 인사를 찾지 못해 공석으로 남아있는 것”이라며 “당장이라도 적절한 분이 계시면 상임 감사위원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5년 1월 8일 윤종규 회장 취임 후 첫 ‘KB금융그룹 CEO와 직원과의 만남’ 기념사진. 사진=KB금융지주 홈페이지


금융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 KB금융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의 연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경영 전반을 두루 살펴보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가 9월 말까지 진행되는 것도 윤 회장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노사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윤 회장은 최근 노조 선거 개입 의혹을 받던 임원 두 명의 사직서를 수리하며 노조와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다시 갈등이 불거지며 ‘경영진 교체’라는 거센 목소리에 부딪쳤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측은 “노조가 원하는 것은 경영진 교체보다는 노동자가 추천 사외이사제 이슈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회장 인선에 대해 투명한 진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정당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언론 보도로 회장 인선 과정이 시작된 것을 알게 됐다”며 “금감원 조사에 맞춰 급하게 진행되는 회장 인선 과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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