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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택배, 고양이(택배시장) 목에 방울 달다

업계 최초 최저 배송수수료 1200원 지급, 시장은 요동

2014.06.11(Wed) 10:24:36

   
고양이 목격인 국내 택배시장 배송수수료 조정과 관련해 중견 택배사가 먼저 방울이 달았다. 이에 따라 택배업체들 간 눈치 보기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택배 개당 배송수수료 지급률은 택배업계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을 비롯해 전체 시장뿐 아니라 화주들에게도 민감한 부분이어서 향후 시장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배경은 배송수수료 지급 수위를 높일 경우 본사 이익이 감소하는 반면 일선 배송사원들의 수익은 높아져 서비스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등 노사 간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어떤 택배기업도 먼저 배송수수료에 대한 인상이나 인하에 대해 먼저 논의하는 것을 금기처럼 여겨왔다. 하지만 중견 택배사인 KGB택배가 업계 최초로 개당 수수료를 1200원으로 공개 인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전체 택배시장이 또한번의 광풍을 맞게 됐다.

◆택배 배송수수료, 왜 뜨거운 감자인가?

KGB택배의 배송수수료 인상에 따른 택배시장의 향배가 어떤 형태로 전개 될지 택배업계 관계자 뿐 아니라 일선 배송근로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택배서비스시장에서 배송수수료 조정은 매번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해 왔다.

이는 개당 수수료를 올리고 내림에 따라 택배기업 본사와 일선 서비스맨들의 수익이 달라져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 특히 지금까지 택배시장에서 개당 택배수수료 지급율 변화가 파업에까지 이르게 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 CJ대한통운을 포함해 우체국택배등이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서비스 중단 목전까지 가는 등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일례로 CJ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09년 대한통운은 광주지역 서비스맨들이 배송수수료 인상을 요구하자 본사가 이를 거부, 당시 화물연대 노조원이 택배노동현장의 현실을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후 전면 총파업(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가자 대한통운은 배송수수료를 재조정, 파업을 중단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또 우체국택배 역시 지난해 개당 배송수수료를 조정하자 전면 파업을 결의하는 등 택배시장에서의 배송수수료는 택배서비스 가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배송수수료가 택배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작용할까? 통상 일선 택배 서비스맨이 하루 배송하는 택배화물은 평균 200여개. 이때 택배화물 개당 100원이 인상돼 지급되면, 하루 2만 원의 수입이 증가하고, 이를 월간으로 집계하면 40~45만 원의 추가 소득이 발생한다.

반면 1000명의 서비스 맨들을 갖추고 있는 택배사의 경우 월간 수익이 4억5000만원 감소하고, 연간 45억 원의 순수익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따라 개당 배송수수료 수위 결정은 당장 택배 본사와 일선 서비스맨들 간의 헤게모니로 끊임없는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는 핵심 쟁점 사안이다.

◆현장이 행복해야, 기업 경쟁력 높아져

지난 5월29일 KGB택배 본사에선 장지휘 사장과 KGB택배 대리점을 대표하는 전국대리점협의회 이시우 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KGB택배 노사양측은 “택배 배송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한 영업소 확충 및 조직 안정화를 목표”로 최저 배송수수료 인상을 위한 ‘KGB택배 집배송수수료 요율 변경’에 합의했다.

KGB택배는 올 초인 1월부터 전국대리점들의 건의에 따라 본사에 TF팀을 구성, 전국 각 대리점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각 권역 대표자들과 간담회와 공청회를 연이어 가졌고, 이를 진행하면서 5개월여 기간 동안 협의를 통해 수수료 조정기간을 거쳐 상호 기득권을 내려놓고 상생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계속했다.

그 결과 KGB택배는 1200원 최저 배송수수료 인상 및 요율조정안을 도출했고, 택배업계가 그동안 시도해왔지만 성사되지 못한 결과를 만들었다. KGB택배의 금번 배송수수료 인상결정은 택배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특히 KGB택배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KGB택배의 배송수수료 인상은 기존 영업소 조직의 수익 증가를 통한 안정적 근무 환경을 제공, 서비스 질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여타 경쟁사 택배영업소 영입을 위한 토대도 만들어진 만큼 네트워크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장지휘 사장은 “택배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배송수수료 조정은 본사 입장에서 꺼내기 쉽지 않은 카드였다”며 “10원의 배송수수료 인상과 인하가 전체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합의안 도출도 어려웠지만 현장이 행복해야 향후 KGB택배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번 조정안 도출에 큰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택배산업계 요동, 배송수수료 인상 될까?

하루 16시간 노동에 따른 택배 근로자들의 수입은 200여 만 원이 고작인 택배시장 실상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국내 택배 빅3인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현대택배를 포함해 중견 택배사 모두 현장 배송근로자들의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택배가격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GB택배 관계자는 “배송수수료를 개당 1200원 지급할 경우 하루 150개 배송을 하면 18만원의 수입이, 25일 근무하면 월수입은 450만 원으로 기타 유류비와 제반 서비스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약 350만 원의 급여를 가져갈 수 있다”며 “이렇게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면 택배서비스 개선은 물론, 현장 근로자 수급뿐 아니라 이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본사수입은 감소를 감수하겠다는 결한편 대다수 택배사들의 경우 현재 개당 지급하고 있는 배송수수료는 800원 수준으로 하루 150개의 배송이 이루어질 경우 약 150만원의 수입 차이가 발생, 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 배송직들의 인력 이동도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이며, 택배시장 전체에 배송수수료 조정 논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빅3 택배사 관계자는 “KGB택배의 배송수수료 인상으로 난감한 상황”이라며 “본사 수익감소를감수하고 과연 얼마나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택배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배송수수료 조정에 KGB택배가 먼저 불을 붙인 만큼 향후 국내 택배산업계의 논란은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손정우 기자

jws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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