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되며 많은 분이 최근의 맵을 궁금해한다. 스타크래프트 맵에서 로스트템플이나 헌터가 떠오르면 당신은 아재다. 아재를 넘어 선사시대에서 온 유인원, 시저라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로스트템플과 헌터가 한때 ‘국민맵’으로 불릴 만큼 사랑받았던 건 사실이나 이젠 시대가 지났다. 이소룡이 죽고 성룡은 늙었고 이연걸은 약해서 옹박이 나온 것처럼 국민맵의 역사는 유구하다. 오늘은 국민맵의 역사를 알아보자.
루나 더 파이널은 지금은 없어진 MBC GAME의 상징과도 같은 맵이다. 맵을 개발할 때 독창성과 스타일리시함을 중요시하는 온게임넷과 달리 MBC GAME은 프로게이머들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끔 최대한 무던하게 맵을 만들었다. 루나 더 파이널은 중앙에 넓은 운동장을 만들어 여러 가지 수 싸움보다 힘 싸움과 운영에 집중하게끔 설계됐다.
맵의 입구를 막기 힘들고 맵의 중앙에 터렛 등 건물을 지을 수 없어 테란에게 불리하나, 하필 이윤열과 최연성의 전성기가 겹쳐 불리함이 보이지 않았다. 박용욱과 변은종, 이윤열과 박태민 등 수많은 명경기가 있으나 최연성과 박정석이 우주배 MSL 패자조 준결승 1세트에서 보여준 경기가 최고다. 테란과 프로토스가 보여줄 수 있는 남북전쟁의 극한을 펼친다.
루나의 뒤는 파이썬이 이었다. 2007년 제작돼 현재까지 쓰이고 있으니 클래식 그 자체다. 루나와 비슷하게 가운데에 운동장을 두어 대규모 힘싸움을 유도했으며 동시에 섬멀티를 추가해 전략적 플레이도 가능케 했다. 초창기에는 테란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프로토스가 가장 할 만한 맵으로 평가받았다.
저그 같은 경우 앞마당이 넓어 수비하기가 어려워 불리하다는 단점이, 테란 같은 경우 광활한 운동장에서 힘싸움이 어렵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 맵에서도 수많은 명경기가 나왔지만 송병구와 이영호가 다음(Daum)배 스타리그 3·4위 전에서 펼친 ‘캐리어 혈전’이 기억에 남는다. 지상군 힘싸움에서 밀린 상태에서 송병구의 캐리어 항전이 눈부셨다. 캐리어로만 253킬을 기록한 ‘불멸의 송순신’이었다.
서킷브레이커에 권위가 흔들리고 있지만, 지금의 국민맵은 누가 뭐래도 투혼이다. 선배 국민맵인 파이썬보다 멀티를 가져가기 쉽고, 모든 멀티에 가스가 있어 매 경기마다 대규모 물량전이 펼쳐졌다. “10분 노러시”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모든 종족이 빠른 멀티 이후 물량전을 준비했다. 경기 양상이 멀티 위주로 펼쳐지니 오히려 멀티를 가져가는 타이밍을 노린 전략과 전술이 나오기도 했다.
맵의 중앙에서 대규모 물량전이 펼쳐지는 동시에 맵의 외곽에서 드랍 공격이 이뤄지는 등 난전 양상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양호한 종족별 상성을 보여주며 명경기도 많다. 맵의 모든 자원을 파먹으며 펼쳤던 이영호와 김윤환의 에버(EVER) 스타리그 2009 4강 3경기가 명경기로 꼽힌다. 바이오닉부터 메카닉, 러커부터 디파일러와 소규모 드랍까지 저그와 테란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나온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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