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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반기보고서 달라진 이유…순환출자 내용 추가돼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개요 상세히 기재

2017.08.23(Wed) 21:06:07

[비즈한국] 21일 로이터통신은 ‘현대차그룹이 정부의 ‘거대 지배구조 리스크’를 바로잡으라는 요청에 직면했다’는 제목으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김상조 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주요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했지만 현대차그룹은 변화가 없었다”며 “현대차도 이러한 지배구조가 지속될 수 없음을 인식한다. 하룻밤 사이에 되지는 않겠지만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들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순환출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4대그룹 임원들. 사진=임준선 기자


이러한 가운데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의 세 축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공시한 2017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에서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반영한 내용이 추가돼 눈길을 끈다.

 

주요 상장기업은 5월에 1분기 분기보고서, 8월에 상반기 반기보고서, 11월에 3분기 분기보고서, 3월에 전년도 사업보고서 등 연 4회 정기공시를 한다. 현대자동차 등 3개사는 지난 5월 15일 공시된 분기보고서의 ‘Ⅶ. 주주에 관한 사항 2. 최대주주에 관한 사항’에서는 최대주주인 계열사 한 곳에 대해서만 개요를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 재무현황, 사업현황이 간략히 기재됐었다. 기아자동차 분기보고서에는 역시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의 개요가, 현대모비스 분기보고서에는 기아자동차의 개요가 설명돼 있었다.

 

반면 8월 14일 공개된 반기보고서에서 3사는 최대주주 회사 한 곳에 그치지 않고, ‘최대주주 회사의 최대주주’까지 개요를 밝히고 있다. 현대자동차 상반기 반기보고서에는 ‘최대주주의 개요’에서 현대모비스를 설명한 뒤 ‘※당사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주)의 최대주주(기아자동차(주)) 개요’를 추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 3개사의 상반기 반기보고서에는 순환출자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한 내용이 반영됐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상반기 반기보고서 내용 중 일부.


마찬가지로 기아자동차 반기보고서에도 ‘최대주주의 개요’에 현대자동차 내용에 그치지 않고 ‘※현대자동차(주)의 최대주주 개요 등’을 통해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최대주주, 재무현황 등을 밝혔다. 역시 현대모비스 반기보고서에서도 ‘최대주주의 개요’를 통해 기아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를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변경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순환출자 지배구조로 함께 거론되던 롯데그룹은 4월 25일 롯데제과를 지주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도 6월 12일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 지주사 체제가 아닌 대기업들이 대거 지배구조 개편안을 쏟아낸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순환출자 지배구조는 △투자자가 지배구조를 쉽게 알 수 없다는 점 △총수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점 △순환출자 고리에 있는 회사 중 하나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그룹 전체가 위험해진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다. 김상조 위원장의 로이터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묻자 현대차 측은 “어떤 입장도 알려드릴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상반기 반기보고서에서 순환출자의 핵심을 이루는 최대주주 관련 내용을 추가한 것은 ‘순환출자 구조는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일까?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측은 “금감원에서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최대주주의 최대주주’까지 내용을 기재하도록 공시 기준을 변경했다. 그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사업 부진 등 실적 악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사 갈등, 공정위의 지배구조 개편 압력 등 3중고에 직면했다. 이들 난제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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