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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서 만난 우리 들꽃] 백과사전에도 잘못 올라있는 갯별꽃

석죽과, 학명 Honkenya peploides var. major

2017.08.23(Wed) 18:06:02

[비즈한국] 어렵게 어렵게 찾아간 쿠릴열도 쿠나시르섬에서 만난 갯별꽃이다. 쿠릴열도는 소련과 일본 사이 영토 분쟁지역의 하나이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섬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꽤나 까다롭더니만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섬에 입도하는 경비행기를 타는 것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항공권이 있어도 전날 결항으로 탑승 못한 승객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당일 승객은 제외하는가 하면 바다 안개로 경비행기가 뜬다, 안 뜬다를 몇 번 반복하다가 결국 결항하여 섬에 발이 묶이고 마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상절리의 장엄한 경관으로 유명한 쿠나시르섬의 스톨브차트이곶 해변을 걷다가 남한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갯별꽃을 만났다. 

 

갯별꽃은 남한에서 볼 수 없는 까닭에 그 모습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국내 굴지의 식물동호인 카페와 인터넷 백과조차 엉뚱한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쿠릴열도 쿠나시르섬에서  만난 갯별꽃. 사진=박대문 제공


갯별꽃은 한국(함경북도 웅기), 일본 북부 및 오호츠크 해안, 북태평양 바닷가 모래땅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남한에서 만나지 못한 꽃이라서 웬만한 식물동호인들도 갯별꽃의 모습이 어떠한지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다. 인터넷에 갯별꽃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재작년 필자가 올린 사진 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풀꽃이다. 

 

심지어 국내 굴지의 식물동호인 카페와 인터넷 백과조차 엉뚱한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은 생물 다양성 협약과 나고야 의정서 등을 통해 생물 주권 확립에 총력전을 펴고 있어 생물 주권 전쟁이 한창이다. 그런데도 저명 공적 기관이 우리 식물 모습조차 모르고 있으며 등재된 사진이 잘못된 줄도 모르고 있으니 우리의 생물자원 주권 대비 문제는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갯별꽃의 잎은 마주나며, 난형 또는 피침형으로 육질에 긴 타원형이고 털이 없어 마치 돌나물처럼 생겼다. 끝이 뾰족하고 밑이 합쳐져서 짧은 잎집을 형성한다. 꽃은 암수딴포기로 피며,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 또는 줄기 끝에서 취산꽃차례에 달리는데, 푸른빛 감도는 황백색의 꽃을 피운다. 줄기 끝에 꽃이 하나씩 차례로 피어 마치 한 송이만 핀 것처럼 보인다. 꽃잎은 별꽃처럼 5장이고 황백색이며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3개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으면서 가지를 친다. 마치 수송나물이나 나문재나물처럼 무리를 지어 자란다.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줄기는 높이 30~40cm이고 하늘을 향해 똑바로 선다. 열매는 육질 삭과로 둥근 막에 싸여 있다가 익으면 3~5갈래로 갈라진다. 종자는 달걀 모양이고 붉은빛을 띤 갈색이다.

 

갯별꽃은 마치 돌나물처럼 생겼다. 쿠릴열도 ​쿠나시르섬에서 만난 갯별꽃. 사진=박대문 제공


우리나라에서도 ‘나고야 의정서’가 2017년 8월 17일 발효되었다. 국내의 생물자원 이용실태로 봐서 해외 자원 이용률이 높아 자원 제공 국가에 대한 이익공유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자원에 대한 조사와 심층 연구로 국외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 

 

식물 자원의 주권 확보가 필요한, 바야흐로 식물 종자 전쟁에 돌입한 국제 흐름에 비해 지금 우리의 대비책이 너무도 안이한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날로 치열해져 가는 국제적 종(種)의 전쟁 속에 우리 식물을 알고, 보호하고 식물 주권을 확보하여야만이 우리와 우리 식물이 함께 건재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고유 토종식물의 조사와 연구 그리고 우리 식물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라 하겠다.

박대문​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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