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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주가 성적표는 역대 몇 등?

J노믹스 기대감 속 코스피 2.86% 상승…노무현·이명박 정부 때보단 낮아

2017.08.23(Wed) 18:53:51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다. 기업 친화적 정책이 주가 됐던 지난 정부와 달리 소득주도 성장을 큰 틀로 하는 J노믹스가 지난 100일간 증시에 미친 영향을 파악해봤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간 증시 성적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당시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됐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인 5월 9일 일평균 증권 거래 대금은 9조 5700억 원으로 2016년 12월 6조 원 수준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고 거래대금도 증가하자 시장 활성화 신호탄이 울렸다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현재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 8311억 원(8월 18일 기준)으로 취임 초보다 28.61%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J노믹스는 ‘더불어 잘 사는 경제’라는 큰 틀 아래 국정과제로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경제 △공정경제 △4차 산업혁명 성장동력 마련 △중소·중견 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성장 등을 선정했다. 각 과제는 대기업의 채용 확대 및 공공부문 주도의 일자리 창출, 기업의 소유 및 지배구조 개선, 중소기업 성장지원, ICT 생태계 구축 등의 세부 과제로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5월 9일부터 100일이 지난 8월 18일까지 코스피는 2.86%, 코스닥은 0.03% 상승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부터 19대 문재인 대통령​까지 역대 정부의 ​취임 100일간 ​증시 성적표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세 번째를 기록했다.​

 

취임 100일간 코스피 지수가 가장 많이 상승한 것은 16대 노무현 대통령 때로 8.11%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노무현 정부 때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11.64% 증가했다. IT 버블이 꺼진 후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무현 정부 초창기 지수 증가율이 높았던 것. 역대 코스피지수 증가율 2위는 17대 이명박 정부로 7.29% 상승율을 기록했고, 4위는 18대 박근혜 정부 때로 지수가 1.00% 하락했다. 

 

시가총액 기준 소형주는 문재인 정부에서 지수가 오히려 1.60% 하락했다. 반면 친기업 정책을 펼친 이명박 정부에서는 소형주 지수가 2.82% 증가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12.45% 증가했다. 중소·​중견기업 우대와 지원으로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J노믹스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코스닥과 소형주에는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16대부터 18대까지 이전 정부와 비교했을 때 가장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펼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역대 정부 중 가장 적을 것으로 점쳐지는 것도 이전 정부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법인세 인상과 부자 증세 등 현재 논의되는 세제 정책도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 정부의 이 같은 강도 높은 정책들은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지수 증가율이 높은 상위 5개 산업군을 살펴보면 철강이 16.58%로 가장 증가폭이 컸다. 의약품이 12.84%, 에너지화학이 12.80%, 보험이 12.32%, 은행이 11.46%로 그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각 산업군의 지수 증가율이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만 영향을 받았다고는 볼 수 없다. 에너지화학의 경우 화학산업 업황 사이클이 호조를 맞은 것이 지수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산업은 금리인상 기대감이 지수 견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의약품군은 건강보험 급여 진료 확대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의 영향으로 의약품 소비 확대가 예상돼 지수 상승에 탄력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를 995억 원 순매도 하고 코스닥을 7066억 원 순매수 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북한리스크 등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해 그동안 소극적이던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는 데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저마다 법인세 인상, 채용 확대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투자가 위축되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 정부가 주문한 지배구조 개선에는 특히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한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변화가 급물살을 타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우선 눈치를 보고 있다”며 “정부 개입이 많아지는 것이 기업이나 경제에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기업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지고 배당확대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을 내놓는다면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증가할 것이다”며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성장에 긍정적일 수 있고 기업에게도 장기적으로 투자자 유치가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 ​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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