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살충제 계란 파동에 외식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조류독감(AI)으로 인해 계란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올라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번에는 국내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이번에는 소비자들의 외면이 시작된 것이다.
서울 강동구 A 씨의 콩나물국밥집에선 콩나물국밥 하나에 날달걀을 하나씩 제공하는데 살충제 계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란을 집어 드는 손님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A 씨는 “손님들에게 우리 계란은 살충제 계란과 상관이 없는 제품이므로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말을 했지만 계란을 깨뜨려 먹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더라”며 “지금까지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서울 금천구에서 찌개전문점을 운영하는 B 씨는 “뉴스를 접하고 찝찝한 마음이 들어 식자재 공급업체에 물어보니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계란이 아니라고 하더라. 안심하고 손님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계란 프라이를 찾던 손님들 수가 부쩍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토스트가게를 운영하는 C 씨는 “토스트 특성상 계란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계란을 거부하는 손님은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일시적인 기피현상으로 계란 값이 떨어지겠지만 이후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이전보다 가격 더 크게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계란 매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마트의 계란 매출은 직전주보다 40%,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28% 줄었고 롯데마트 계란 매출도 직전주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충제 성분 검출과 상관없이 구매한 계란을 환불하려는 고객들도 발생하고 있다.
계란을 사용하는 관련 제품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영유아가 먹는 분유에도 계란이 사용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부들의 걱정이 커지지는 상황. 이에 분유 업체들은 ‘안전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발 빠른 해명에 나섰다.
매일유업은 “분유에 노른자에서 추출한 유화제 성분인 난화레시틴을 사용하고 있는데 유해성 검사를 통과한 재료만 사용하고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은 “분유 전 제품에 난황레시틴이 들어가지만 국산이 아닌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고, 까다로운 안전성 검사를 거치고 있으므로 안심하고 먹여도 된다”고 설명했다.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제과·제빵업체들도 ‘문제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철저한 검사를 거친 결과 유해물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살충제 계란이 나온 농가와 거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의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거부반응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부 강희주 씨(32)는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계란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과연 몇 개나 되겠느냐”며 “정부의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 대부분이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게 과연 뭐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중간 검사 결과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까지 완료된 농가 876곳(친환경 농가 683개·일반농가 193개) 중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67곳(친환경 농가 63개, 일반농가 4개)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농가에 대한 검사 발표까지 더해지면 살충제 검출 농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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