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에 대해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리더십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행장은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의 비중을 전체의 20%이상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지만 올 상반기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 행장은 “차별 없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을 지시했다. 당초 올해 연말을 목표로 무기계약직(준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창구 담당 직원 3000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지만 연내 전환은 불투명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김도진 행장의 낙하산 논란에 대해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노조)는 ‘부정청탁’의혹을 제기한다. 김 행장은 경상북도 의성 출신의 TK(대구·경북) 인사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김도진 당시 부행장의 행장 내정 직전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11월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관한 저녁식사에 김도진 부행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가 기업은행 행장으로 김 부행장과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터지면서 기업은행 내부 승진설이 탄력을 받았고 결국 같은 해 12월 김 부행장이 기업은행의 행장으로 내정됐다. 금융위는 “그러한 모임이 있었던 적도 기업은행장 후보를 추천한 바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권 입맛에 따라 공공기관의 수장이 교체되는 사례가 흔하다. 업계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현재 김도진 행장의 경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이 취임 때 여러 비전을 제시했다”며 “당행이 시중은행과 경쟁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취임 당시 “기업은행에 90% 이상 편중된 수익구조를 빨리 바꿔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의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해외이익 비중도 20% 이상 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대거 뒷걸음질 쳤다.
IBK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37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703억 원에 비해 반토막났다. IBK저축은행은 상반기 35억 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2%나 줄었다. 기업은행의 유일한 해외법인인 IBK중국유한공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27.5% 줄었다.
IBK투자증권만이 올 상반기 22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3%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규직전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노사 간 대화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업무 확장, 기존 정규직과 형평성 문제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첨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대내외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 단기적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며 “김 행장은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행장 3년 임기 내에 비은행부문 수익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수렴해 가고 있다. 김 행장 임기 내에 성공적인 전환을 이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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