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자수성가로 시작해 국내 최대 금융투자회사를 일궈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통큰 기부’로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따뜻한 자본주의’를 주창하는 박 회장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박현주재단)을 설립하고, 2010년부터 본인 배당금을 기부해 누적액이 200억 원을 넘는다. 그런데 기부금이 주된 운영자원인 박현주재단이 특정 업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뒷말이 나오고 있다.
박현주재단은 2000년 박 회장이 사재 75억 원을 들여 설립했다. 2010년부터 박 회장은 자신이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배당금을 재단에 기부해왔다. 젊은이들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박현주 회장의 뜻에 따라서다. 박현주재단은 △해외 교환프로그램을 위한 학업장려금 지원 △글로벌 문화체험단 △청소년 금융진로 교육 △가족희망캠프 등 장학과 사회복지 사업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박현주재단은 청소년 금융교육과 체험, 캠프 프로그램 등을 외부업체에 A 사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2009년 7월 설립된 A 사는 어린이, 청소년 경제교육 업체다. A 사는 설립과 동시에 미래에셋그룹의 경제교육사업 및 가족체험 행사 등을 도맡아 성장했다. A 사가 진행한 사업 연혁을 보면 타사 일감도 있지만 미래에셋 비율이 확연히 높다. 2014년 30억 원이던 A 사 매출은 2016년 52억 원으로 증가했다.
미래에셋그룹과 A 사 김 아무개 대표이사(59)는 재단 사업 외에도 여러 부분 연결고리가 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 계열사로 편입된 다양한 회사들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뿐만 아니라 김 대표가 이끌던 미래에셋그룹의 ‘장외업체’는 미래에셋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경영컨설팅 회사인 골든파트너스 대표이사를 2003~2006년까지 지냈고, 골든파트너스 자회사인 케이에프에이씨 대표이사와 (주)인슈코리아보험대리점(인슈코리아)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2008년 골든파트너스가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며 자회사인 인슈코리아도 함께 계열 편입됐다.
인슈코리아는 미래에셋그룹의 중심에 있는 비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4.19%를 보유하고 있었다. 인슈코리아는 자본금 15억 원에 영업실적이 크지 않은 회사에 불과했지만 2012년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인슈코리아를 인수·합병하며 미래에셋캐피탈 2대 주주(13.46%)에 올라설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박 회장의 고교는 물론 대학 동기동창이다. 박 회장과 재수시절까지 함께 보내고 대학 때 자취도 함께한 사이로 전해진다. 이렇다 보니 뒷말이 안 나올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의 친인척과 지인 등이 몸담았던 회사 대표를 지낸 사람이 재단 사업까지 따내 업계에서 논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경제교육 업체로서 역량이 있어 A 사를 선정했을 뿐”이라며 “과거 장외업체와 미래에셋 간의 관계는 오래된 일이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현주재단 관계자는 “지금은 재단 사업과 관련해 입찰을 진행하지만 설립 초기에는 자체적으로 업체들을 검색하고 접촉해 사업을 맡겼다”며 “A 사도 그런 경로를 통해 재단과 사업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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