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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햄버거병' 검찰 수사, 제2의 살균제 사건 비화하나

문재인 대통령 '국민 안전' 강조 수사 드라이브…한편에선 '쉽지 않다' 전망

2017.08.14(Mon) 10:51:05

[비즈한국]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제가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와 단체 대표 등 15명을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지난 8일.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해물질 유출 가능성 있는 제품이 위해성 평가 없이 관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재”라고 사건을 규정한 뒤,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를 약속했다. 

 

맥도날드의 한 매장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7월 초. 맥도날드 햄버거의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은 네 살 아이가 심각한 질환에 걸려 신장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한 피해자 측 가족이 맥도날드 한국법인을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 통상 검찰은 ‘수사하기 애매한 사건’을 경찰에 내려 보낸 뒤 수사 지휘만 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를 결정하고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사건이 배당된 형사2부는 환경 사건을 전담하는 곳으로,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맡았던 곳. 자연스레 법조계에서는 “형사부 사건 강화를 외친 검찰이 맥도날드 사건으로 민심 얻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 안전과 관련한 수사는 언론 등 그 누구도 쉽게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형사 사건 강화를 외친 검찰 입장에서 맥도날드 사건은 수사력을 집중하기에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사건을 잘 알고 있는 검찰 관계자 역시 “해당 고발 이후 검찰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추가 고발은 물론,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여러 정황상 기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수사팀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맥도날드 역시 대형 로펌을 변호인으로 낙점한 뒤, 검찰 수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흐름은 맥도날드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38종의 위생상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 소비자원 조사 결과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이른바 ‘햄버거병’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3배 넘게 검출됐다.

 

위생 관련 추가 논란을 막으려던 맥도날드는 강경 대응했지만, 법원마저도 맥도날드의 편이 아니었다. 맥도날드는 소비자원의 검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의를 제기했지만, 소비자원은 실제 사용 조건에서의 정당한 안전성 조사라고 반박했다.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논란 확산을 막으려 자사의 불고기버거 검사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청주지법 충주지원은 맥도날드가 한국소비자원을 상대로 제기한 ‘검사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의 검찰 관계자는 “소비자원의 이 같은 결과 발표는 수사 기관인 검찰 입장에서 ‘더 확인해 볼 영역이 많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며 “관련 자료도 이미 입수해 검찰이 수사 확대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법원 관계자는 “건강과 관련한 형사 재판에서 가장 힘든 것이 피해 과정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피해자가 햄버거를 먹다가 장애를 얻게 된 것인지, 그 과정에서 선천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건에 관여한 피고인들의 신병을 구속하는 등 사람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형사 재판은, 민사 법정처럼 책임 중 일부만 인정해서 피해액을 배상하게 하는 것과는 판단의 무게가 다르다”며 “당시 피해 아이가 먹었던 햄버거 속 패티가 얼마나 덜 구워졌는지 입증이 힘들기 때문에 검찰 수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사건에서의 판단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다. 서울고법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특히 함께 기소된 존 리 전 대표의 주의의무 위반 혐의에 대해선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은 피고인들에게도 각 1~2년씩 감형을 선고했다.

 

맥도날드 사건을 잘 알고 있는 한 변호사는 “검찰이 이번주 목요일(17일) 새로 진용을 꾸리게 되면 관련 자료를 살펴본 뒤 수사 여부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보면 쉽지 않은 사건이지만, 문재인 정부하에 첫 검찰 진용이지 않나. 해당 로펌도 수사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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